예전에 본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서 레이철의 상사가 진급을 약속하고는 교통사고로 죽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의 교통사고에 TV를 보던 한국 사람들이 많이 놀라니, 옆에 있던 미국인이 그런다. 놀라지 말라고 미국에서는 이렇게 죽음도 드라마 웃음의 소재로 나온다고, 그러니 그 드라마의 핵심은 레이첼이 진급을 못하게 되는 것을 웃기게 표현한것 뿐이었다. 여기에 미국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이게 바로 죽음을 바라보는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법의학"이란 분야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의 차이, 죽음을 대하는 남은 자들의 자세, 그리고 부검에 대한 법제도, 법의학으로 해결한 한일 양국의 각종 사건들을 한국의 법의학자 "문국진"교수와 일본의 "우에노 마사히코" 교수가 대담형식으로 풀어나간다.
문국진 교수는 한국 법의학의 창시자인지라 우리나라 법의학 발달의 어려움부터 역사적인 사건에 얽힌 부검 이야기까지 법의학 발달을 상세하게 말하고 있다.
대담형식이지만, 에피소드가 많이 곁들인 탓인지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지만, 너무 집중하여 읽다보면 어느 나라의 이야기인지 헤깔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법의학의 발달을 문박사를 빼고 말할수없기 때문인지 문박사의 치적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고, 일본의 이야기가 뒤쪽으로 갈수록 많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다 읽고 나서 이미 리뷰를 쓰신 분들의 별 숫자를 보며 내가 너무 자극적인 것들에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책을 집어 들었을때부터 CSI 과학수사대 같은 이미 발달된 과학수사의 모습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한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책에 나온 (언제적 것인지 모르는) 검시도구 사진에서는 슬쩍 실망도 되었다.
이책은 법의학을 이해하기에는 좋은 책이라 할수 있지만, 이미 많은 TV 나 영화, 책을 통해 기본 지식을 접한 이들을 위해 조금 더 발달된, 전문적인 내용이 담긴 책도 기대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