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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4868911님의 서재
  •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 파이돈 편집부.리베카 모릴
  • 52,200원 (10%2,900)
  • 2020-08-15
  • : 545


‘아, 그래도 살만 하구나’라고 느낄 때는 아마 일상 속에서 예술을 영위할 때 아닐까? 먹고 살기 위해 조급한 몸부림을 치다가 잠시라도 정신적, 육체적 여백이 생길 때 그 하얀 공간을 예술로 채울 때면 안도감이 든다. 오롯이 생존을 위해 살고 있지는 않구나, 하는 다행과 상류층에 소속된 것 같은 기분이 스스로를 더 아낄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예술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너무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콘서트나 전시회를 가려면 최소 4~5시간 정도는 내야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 그냥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는 데 그치는 것 같다. (내 얘기다)  그런데 이 모든 딜레마를 완벽하게 해결해 줄 방법을 찾았다! 바로 ‘아트북’이다. 꼭 마음에 드는 아트북 한 권만 있다면, 자기만의 방이 우아한 전시회로 변신한다. 전시회까지 이동할 필요도 티켓을 살 필요도 없이, 책만 펴면 된다. 이 방법으로 나는 힘겨운 이번 중간고사 기간 동안 틈틈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공부를 하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핸드폰을 들지 않는 대신 아트북을 펼치면 그 순간 만큼은 답답한 공부에서 벗어났다. 화려한 색감과 고요한 오브제로 가득한 미니 전시회를 몇장 넘기다 보면, ‘그래도 인생이 살 만 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오로지 생존을 위한 삶에서 벗어났다는 느낌 덕분에 지치지 않았고, 남은 일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 


이번 중간 고사 기간 동안 열심히 탐닉했던 아트북은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이다. 여성! 예술가들이라니! 어떤 분야든 그렇겠지만, 지금까지 예술계의 주류는 항상 남성이었다. 역사 속 수 많은 유명 예술가를 떠올려보면 대부분 남성이고, 남성 예술가의 작품이 더 비싸게 팔린다. (p12) 하지만 지금까지 여성도 끊임없이 작품활동을 하며 예술계에 진출했다. 리베카 모릴은 지난 5세기 동안 활동안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과 활동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 책을 출판했다.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여성’ 예술가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페미니즘 예술이나 여성성과 연결짓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성’이라는 수식어에 그들의 창작세계를 결속하지 않고, 여성이기 전에 ‘인간’ 자체로 바라본다. 여성이라고 더 특별하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여성’으로 태어났기에 충분한 빛을 받지 못한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화풍, 사조,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폭 넓게 활동하고 있는지 알게되었고, 놀랐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여성 예술가는 ‘조지아 오키프’, ‘바버라 크루거’, ‘프리다 칼로’ 정도 였지만 이제는 최소 20명 정도는 얘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이렇게 많은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 상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같이 잘 만든 아트북을 구입할 예정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예술이 삶 안으로 침투할 때 얼마나 윤기를 띄는지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삶이 무미건조하거나, 숨겨진 여성 여성 예술가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은 정말 이 책을 추천한다. 앞으로도 이 책을 소파 곁에 두고 틈틈이 펼치고 일상을 사랑해야지. 


“예술계가 모든 기관을 가로질러 드디어 평등에 도달하고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에 나오는 모든 이름이 수많은 남성 예술가만큼 알려지며 작품 제작자의 성별을 물을 필요가 없어질 때까지, 우리는 독자들이 위대함에 대한 좁고 편협한 정의를 떨쳐 보내는 한편 잊히거나 간과되거나 과소평가되어 온 이 책 속 예술가들의 위대함을 인정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도울 것이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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