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han4868911 2020/03/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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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 곽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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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21
- : 1,259
“지구가 생긴 것이 46억 년 전이니, 세균은 지구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겨났고, 지구 역사의 4분의 1쯤을 자기들끼리 채우고 있었던 셈이다. 인류는 이제 막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손님 같은 모습인데 자기 스스로 지구의 주인이고 지구의 지배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쉽게’ 쓴다고 했다. <세균 박람회>는 생물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ATP가 무엇인지, 원핵세포와 진핵 세포의 차이는 무엇인지,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는 뭔지, 발효가 뭔지, DNA가 무엇인지 몰라도 <세균 박람회>는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런 점에서 곽재식 작가의 생물학적 지식이 더욱 돋보인다. 진정으로 어떤 지식을 ‘안다’고 한다면, 남에게 가르쳐줄 수 있어야 한다. 곽재식 작가는 자신이 논문을 쓰면서 알게된 다양한 세균에 관한 지식을 쉽고 대중적인 동사와 명사로 풀어낸다. 책이 조금 두껍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니 페이지가 정말 잘 넘어가서 더 의욕적으로 읽었던 것 같다.
<세균 박람회>는 지구에서 처음 탄생한 생명체인 ‘세균’을 과거, 현재, 미래, 우주라는 카테고리 안에 분류했다. 곽재식 작가는 각 세균들의 매력적인 과학 포인트를 짚어낸 후, 그 이야기를 쉬운 일상 언어로 재구성했다. ‘세균’이라는 주제가 그렇게 흥미로운 소재가 아니지만, 곽재식 작가는 세균 이야기를 남의 가십거리를 읽는 것처럼 킥킥댈 수 있도록 한다. 단연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과학 책 중 가장 쉽고 재밌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는 지식을 이렇게 재밌고 쉽게 풀어낼 수 있으려면, 기본적인 글쓰기 실력과 그 지식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곽재식 작가는 이 모든 자질을 갖춰 <세균 박람회>같은 책이 나왔겠지. <세균 박람회>는 세균에 관한 해박한 지식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진정으로 어떤 것을 ‘안다면’, 이 정도 글은 쓸 수 있어야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책에서 한 번 읽고 넘어간 후, 다 안다고 생각했던 지식은 다 허구였다. 그런 의미에서 곽재식 작가가 정말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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