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 울지 않는 달
  • 이지은
  • 14,400원 (10%800)
  • 2025-01-03
  • : 3,826



 별똥별을 보면 바라는 일을 빌라고 한다. 그건 한번도 본 적 없어서 무언가를 빈 적은 없다. 달은 어떨까. 커다란 보름달을 보면 무언가를 비는 사람 있겠다. 옛날 사람은 보름달이 뜬 밤 사발에 냉수를 떠놓고 빌었던가. 그건 다리 뜬 밤은 아니었을지도.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인가. 하늘과 땅 모든 신에게 비는 건가 보다. 난 달을 보고 뭔가를 빌어본 적 별로 없다. 그저 달을 보면 반갑게 여겼다.


 달도 신도 하나던가. 《울지 않는 달》에서 달은 사람이 자꾸 자신한테 무언가를 비는 게 싫었다. 자신은 사람이 바라는 걸 들어줄 힘도 없었다. 사람은 기도하고 이뤄지지 않으면 달을 원망하기도 했다. 달뿐일까, 신도 원망하겠다. 하늘에 떠 있던 달이 땅으로 내려온다. 전쟁으로 그렇게 된 듯하다. 달이 하늘에 없으면 세상이 혼란스러워질 것 같은데 그런 일은 없었다. 누군가는 달이 하늘에서 없어진 걸 알고 깜짝 놀라거나 세상이 끝나려나 했을지.


 달이 땅에 내려올 때 전쟁 때문에 다친 여자가 자기 아이를 달이 보살펴주기를 바랐다. 여자는 죽어가면서 달이 하늘에 있다고 믿고 그런 기도를 한 걸지도. 늑대 카나와 짝은 굶주렸다. 짝은 새끼를 밴 카나한테 먹을 걸 잡아다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다 멧돼지한테 죽임 당한다. 멧돼지가 늑대를 공격하고 죽이기도 하던가. 그럴 수 있을지도. 이 이야기에서는 멧돼지를 좀 안 좋게 그렸다. 다른 이야기에서도 멧돼지를 안 좋게 그리던데. 자연에서도 그럴지. 멧돼지는 사람까지 잡아먹었다.


 늑대 카나는 새끼를 다른 늑대한테 보내고 숲에서 만난 아이를 돌본다. 달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서 둘을 따라간다. 카나와 아이가 멧돼지한테 쫓기자 달은 카나한테 호수 안 섬으로 가라고 한다. 멧돼지는 물을 건너지 못한다고. 호수 안 섬에서는 카나와 아이 그리고 달이 평화롭게 지낸다. 아이가 심하게 아프지 않았다면 그 시간은 더 길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심하게 아프자 카나와 달은 아이를 사람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려고 섬을 떠난다. 아무 일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 멧돼지가 나타난다. 카나와 달은 아이를 지킨다. 카나는 죽고 달은 다시 하늘 위로 올라간다.


 사람만 서로 돕고 살지 않는다. 동물이나 식물도 서로 돕고 산다. 종이 달라도. 거기에 달도 있었구나. 달은 땅에서 보낸 일을 잊고 하늘로 돌아갔지만. 아이가 사람과 살아도 자신을 보살펴준 달과 늑대 카나를 잊지 않으면 좋겠다. 아니 살다보면 잊을까. 그게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아이는 가끔 달을 보면 그리운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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