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락 13
카쿠 유지

만화는 아주 길게 나오기도 해서 시작하지 않고 싶은데, 보는 게 조금 있구나. 한창 볼 때는 잘 모르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 틀 같은 걸 조금 알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길게 이어지는 <원피스>. 지금 본 건 원피스가 아닌데, 그걸 생각했다. 이 책 <지옥락>도 원피스와 같은 데서 나온다. 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본 사람은 잡지나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겠다. 난 책이 다 나온 다음에 알고 봐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책이 없어서 끝까지 못 볼 뻔했는데, 있는 곳도 있어서 13권까지 샀다.
지난 <지옥락> 12권 보고 마지막 13권 볼까 했는데, 중간에 다른 책 보고 이걸 만났다. 어떻게 끝이 나려나 했는데, 끝까지 보니 시원하기보다 뭔가 아쉽다. 끝나서 아쉬운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건 더 이어서 할 이야기가 없기는 하다. 저마다 한사람씩 이야기를 만든다면 모를까. 외전처럼. 그렇게 해도 둘레에 이런저런 사람이 나타나겠다. 세상엔 많은 사람이 살고 한사람 한사람 다 다르다. 누군가는 눈에 띄고 누군가는 사람 속에서 조용히 살겠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사는 사람이 더 많겠다. 나도 다르지 않다.
이 이야기에 나온 사람은 여기에서는 눈에 띄어도 이야기가 끝나고는 조용히 사는 것 같다. 리엔은 죽은 서복을 되살리려고 배를 타고 왜국(일본)에 가려 했다. 다른 사람은 작은 배를 타고 그 배를 쫓아갔다. 리엔이 탄 배가 불에 탔다. 불은 언제 붙었나. 간테츠사이가 배 용골을 부쉈을 때일지도. 불이 난 배에 처음에 가비마루만 탔다. 가비마루와 슈겐이 번갈아가면서 리엔과 싸웠다. 얼마 뒤 짓카만 빼고 다들 큰 배로 옮겨 탔다. 리엔 타오가 아주 커서 모두 힘을 합치기로 한 거다. 짓카는 여기 있는 사람이 리엔한테 덤벼도 이기지 못한다 여기고 그저 세상이 끝나는 걸 보기만 하려 했다. 천재라고 할까, 뭔가를 잘 아는 사람은 금세 그만둔다.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든 발버둥친다.
리엔 단전은 시온과 사기리가 함께 베기로 하고 가비마루, 유즈리하, 간테츠사이 그리고 누루가이는 리엔이 타오를 쓰게 만들었다. 어쩐지 잘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사기리와 시온이 리엔 단전을 벴지만 리엔은 다시 재생했다. 싸움이 심해지고 배가 다 부서지자 모두 작은 배로 옮겨 타려 했는데, 야마다 아사에몬 키요마루와 이스즈는 죽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됐는지 몰랐다. 시온과 누루가이 그리고 유즈리하와 간테츠사이는 살았다. 이스즈와 키요마루가 죽다니. 어쩐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키요마루와 이스즈가 죽었을 때 사기리는 싸우지 못했다. 가비마루도 이상해졌다. 단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 슈겐은 사기리한테 그만 싸우라고 한다. 지금처럼 망설임이 있으면 싸우지 못한다면서. 사기리는 자신은 힘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한테 망설임이 있기에 괜찮다고 한다. 타오는 센 힘 약한 힘이 균형을 이루는 거기는 하다. 사기리가 가비마루를 본래대로 돌려 놓는다. 가비마루는 서복 시체를 없애려 했다. 그 일에 리엔이 화를 내면 타오가 약해질 거다면서. 그 틈을 노려 사기리한테 단전을 베라고 했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있지만, 안 되는 것도 있다. 가비마루는 서복 시체를 없애지 못했다. 서복과 리엔이 부부라는 걸 알고 유이를 떠올려서다. 슈겐이 서복 시체를 벴다.
누가 하든 시체를 벴구나. 리엔은 쓰러지지 않았다. 슈겐은 타오를 많이 써서 몸이 사라지고, 사기리나 가비마루는 리엔 공격을 맞고 죽을 것 같았다. 리엔이 가비마루한테 왜 서복 시체를 없애지 않았느냐고 묻자, 자기 아내인 유이가 생각나서였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리엔은 가비마루와 사기리 몸을 낫게 해주고 사라진다. 그 마음은 뭐였을까. 죽음을 받아들인 걸지.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산 사람도 있다. 산 사람이 앞으로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