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담과 괴담은 어떻게 다를까. 비슷한 듯하지만 조금 다르겠지. 괴담은 괴상한 이야기고, 기담은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한다. 기담과 괴담은 무서운 이야기 같은 느낌이 더 크기도 한데.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여러 권 보기는 했는데, 거기에 기담이라 할 만한 건 없었다. 아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조금 그럴까. 이 책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발췌한 부분이 실렸다. 글은 나쓰메 소세키가 썼지만 히가시 마사오가 글을 엮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이런 책이 나오리라고 생각했을까. 못했겠지. 기담이라고 하는 것만 엮은 걸 좋아할지 어떨지 모르겠다. 읽지는 않았지만 《열흘밤의 꿈(몽십야)》은 따로 나오지 않았나. 그 책은 아는구나. 여기에 열 세가지 이야기가 담겼다고 하는데, 열흘밤의 꿈을 하나로 보았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여러 권 보기는 했지만, 모두 보지는 못했다. 언젠가 볼지 안 볼지. 기담이 아닌 소설은 그 시대 젊은이가 나오지 않나 싶다. 꼭 그런 건 아닌가. 예술을 말하는 이야기도 있구나. 셰익스피어도. 여기에도 셰익스피어와 상관있는 이야기가 실렸다. <맥베스의 유령에 관하여>인데, 이 글은 기담보다는 평론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맥베스에 나오는 유령이 둘인지 누굴까 한다.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인지 같은 사람인지. 소세키는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또 했다. 겨우 그걸 보고 이렇게 생각하다니. 다른 소설에도 셰익스피어가 떠오르게 하는 말이나 글 구성이 나오기도 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런던탑>을 읽은 것 같은데, 이번에 두번째 보는 건데 예전에 본 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런던탑에 유령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가 보다.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그건 도시전설 같은 거구나. <취미의 유전>에서는 전쟁에 나갔다 죽은 친구와 조상이 비슷한 여성을 좋아한 이야기를 한다. 읽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그걸 생각하니 조금 우습기도 하구나. <환영의 방패>에서 흰색 깃발과 빨간색 깃발 나오는 건 다른 이야기에서 본 것 같은데. 그저 깃발만 생각난다. 예전에 한번쯤 본 것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환영의 방패에서는 방패 속 세상에서 잘 살았다로 끝난다. 그것도 나쁜 건 아니겠지.
지금까지 소세키가 셰익스피어를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아서왕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건 처음 알았다. 《아발론 연대기》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 만화영화로 본 것 같은데 잘 생각나지 않는다. 바위에서 검을 뽑아낸 것만 어렴풋이 기억한다. 그게 아서왕이던가. 소세키는 아서왕 이야기를 <해로행>에서 했다. 아니 아서왕보다 랜슬롯 이야긴가. 그걸 보면서 소세키가 더 오래 살고 소설을 썼다면 판타지도 썼을 것 같은 생각을 잠깐 했다. 소세키는 그저 재미로 써 본 거야 했을지도. 여기 실린 이야기도 그런 느낌 같기도 하다. 다른 소설을 쓰면서 뭔가 다른 게 생각나면 쓰지 않았을까. 이런 걸 멋대로 생각하다니.
내가 잘 모르는 거고, 여기에도 소세키 소설이 가진 특징이 조금 담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걸 잘 알아보지 못하다니. 소세키 소설은 조금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기 실린 소설에도 감정을 크게 흔드는 건 없는 듯하다. 이건 비슷한 건가. 어쩌면 소세키가 쓴 것과 다르게 생각하는 건지도. 소세키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감정을 담았을 텐데, 내가 그걸 알아채지 못하는 거 말이다. 여기 실린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소설도. 소세키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담은 《한눈팔기》는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