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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사람이 살면서 만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주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언제나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도 있고 거의 홀로 지내는 사람도 있겠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러지 못해서겠다. 둘레에 사람이 많아도 문득 혼자란 느낌이 들기도 하겠다.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도 혼자 있고 싶기도 하겠지. 혼자 있는 걸 불안하게 여기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다. 그런 사람 곁에는 누군가 있을지. 혼자인 걸 불안하게 여겨도 늘 혼자인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야지 어떡하나.


 친구가 많은 사람도 친구가 없는 사람도 죽을 때는 혼자다. 죽음은 누군가와 함께 하지 못하는 거다. 자신한테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면 어떤 느낌일까. 무서울지, 아쉬울지. 무섭기도 아쉽기도 하겠다. 다른 감정에는 어떤 게 있을지. 뜻밖에 편안함을 느낄지도. 난 죽음이 무섭지는 않은데,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무섭고 아쉽겠다. 그런 걸 덜 느끼려면 즐겁게 살아야 할 텐데.


 즐겁게 사는 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 즐겁겠다. 이런 말 이번이 처음이 아니구나. 다른 사람한테 해를 끼치고 즐거움을 느끼면 안 되지. 윤리, 도덕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런 말 빼놓지 않고 하는 듯하다. 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문득 죽음을 생각하니 그건 혼자 떠나는 거구나 싶었다. 죽을 때는 다른 사람과 떠나지 못한다(앞에서도 비슷한 말을 썼구나). 오래전에 대단한 사람이 죽었을 때 다른 사람을 함께 묻기도 했다. 그건 혼자 떠나는 게 무서워서 그랬던 건 아닐까. 그런 풍습은 높은 사람이 만들었겠지. 죽으면 모를 텐데 다른 사람까지 죽게 만들다니. 높은 사람은 제멋대로구나. 지금은 높은 사람이 죽었을 때 누군가와 함께 묻히지 않겠지만, 여전히 제멋대로 하는 거 있을지도. 높은 자리에 있다면 거기에서 지켜야 하는 게 있을 텐데. 그런 거 생각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 얼마나 될지.


 가끔 죽음을 생각하지만, 살다 보면 그걸 잊는다. 누구한테나 죽음은 찾아오고 죽음은 혼자 맞아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아야겠다. 죽을 때는 홀로 떠나니 홀가분하지 않을까. 모든 걸 놓고 훌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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