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제목 《공정의 파수꾼》이 일본말로 쓰인 걸 보고 공정이 아닌 경쟁인데 하는 생각을 했다. 일본에서는 공정(公正)을 경쟁으로 쓰던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본래 제목은 ‘경쟁의 파수꾼’이다. 왜 이런 제목인지는 책을 보다 보면 나온다. 끝까지 책을 봐도 제목이 뜻하는 게 뭔지 모르는 것도 가끔 있지만, 그건 내가 책을 제대로 못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가인 신카와 호타테는 본래 변호사였다고 한다. 변호사가 되고 작가가 된 게 아니고 신카와 호타테는 소설을 쓰려고 변호사가 됐던 거였다. 어쩐지 대단하구나. 소설보다 뒤에 담긴 편집자 후기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기도 하다. 신카와 호타테는 바둑이나 마작도 잘 하는가 보다.
한국에도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게 있던가. 세상에는 내가 잘 모르는 일도 많겠다. 경찰만이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잡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한테 경찰이 가진 것 같은 수사권이나 체포권은 없다. 여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나온다. 사람은 감시하는 게 없으면 나쁜 짓을 저지르는 걸까. 있다 해도 몰래 하는구나. 법이 있다 해도 어떻게 하면 그걸 이용할까 한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법에는 회사나 사업하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도 있겠다. 그런 걸 지키지 않아서 피해를 보는 건 힘 없고 돈 없는 사람이겠다. 그런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려고 공정거래위원회를 만든 거겠다.
이번 일은 호텔 웨딩 카르텔과 하청업체 갑질을 알아보는 거다. 그런 거 증거를 잡아야 경찰에 넘어가는구나. 호텔 웨딩을 하는 지역 호텔 세곳이 담합해서 값을 올렸다. 함께 값을 올리다니. 그렇게 하면 잘될까. 싸고 질 좋은 결혼식을 하게 해주는 곳도 있을 텐데. 그런 곳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도 이런 일이 있는가 보다. 코로나19 뒤로는 결혼식뿐 아니라 장례식도 작아졌다고 하는데, 그런 건 그리 오래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결혼하는 사람이 줄기도 해서, 그런 일이 있을 때 웨딩업체는 돈을 벌려고 할지도.
웨딩업체에서 하는 하청업체 갑질도 심하다. 거래를 하게 되면 무언가를 바라고 꽃장식을 결혼식 날 고치라고 하고는 돈을 더 주지도 않았다. 그런 걸 손님한테 말하는데, 손님은 그날 꽃장식이 마음에 안 들면 다시 해준다는 말을 듣고 좋아하기보다 그걸 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좋겠다. 그런 거 쉽게 생각하기 어렵겠지. 꽃집끼리 새로운 꽃집이 웨딩 일을 못하게 하기도 했다. 서로 같은 처지일 텐데 그러다니. 힘 없는 사람이 서로 힘을 합치는 게 더 좋을 텐데. 사람은 약해서 그러지 못하는구나. 아니 그렇게 해도 괜찮은 세상이 되어야겠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회사나 사업하는 사람이 공정한 자유 경쟁을 하게 하려는 기관이다. 자유 경쟁을 하려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그러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구나. 돈을 어떻게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 사람도 있는데, 정말 그럴까. 나쁜 짓해서 번 돈으로 기부한다고 해도 나쁜 짓한 건 사라지지 않는다. 남을 짓밟고 돈을 벌면 뭐가 좋을까. 돈은 쓰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 버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보다 힘 없는 사람한테서 빼앗거나 비리를 눈 감아주고 돈을 받는 건 안 될 일이다.
책을 보면서 다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일본에서 책이 나왔나 보다. 거기에도 시로쿠마와 고쇼부가 나올지. 나와도 괜찮을 것 같다. 시로쿠마 가에데는 가라테 유단자로 본래는 경찰이 되려 했다. 경찰인 아버지가 다치자 어머니가 시로쿠마한테 경찰이 되지 마라 했다. 어머니는 그건 시로쿠마가 결정한 일이다 말했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하게 한 거나 마찬가진데,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누가 못하게 한다고 해서 그만두는 것도 마음이 약한 걸까.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시로쿠마는 어머니 말대로 하지 않으려고 했다. 고쇼부는 기억력이 아주 좋았다. 그 기억력 때문에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구나.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