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샀다고 생각했다. 혹은 집에 이 책이 있다고 생각했다. 8월 초에 독서괭님 서재에서 글자 크기 관련 이슈가 있어서, 하드커버로 사야겠다 생각하고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 두었더랬다. 그러다가, 아마존에서 이북을 저렴하게(1.91달러) 판매하기에 킨들도 가지고 있겠다, 그냥 구입해 버렸다.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읽고 난 후에, 책을 이리저리 돌려보던 중..... (이북도 슥슥 넘겨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한 쪽씩이지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느 페이지에선가 느껴지는 이유 있는 기시감.
이 문장을 읽었던 것이다.
이 책을 샀던 것이다.
이 책은 집에 있었던 것이다.
아닌데...... 이틀을 찾았는데, 분명 없었는데. 알라딘 구매 내역에도 교보 구매 내역에도 없었는데. 비밀 창고 <사 놓고 아직 안 읽은 영어책>에도 없었는데... 그럼 이 책은 지금 어디에.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하여, 지난 주말은 땀을 뻘뻘 흘리며 책장 뒤쪽까지 샅샅이 뒤져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찾. 았. 다. 이 책을. 내 책을. 샐리 루니를. 뷰티풀 월드를. 이 책을 보고 나서야, 나는 이 책을 교보문고에서(알라딘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표지), 책을 너~~무 많이 사 주는 친구가 선물해 준 책임을 알게 됐다.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이북이랑 나란히 두고 사진을 한 장 찍는다. 킨들이 꼭 컬러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표지는 컬러가 예쁘고. 힘겨운 숨박꼭질 끝에 책을 찾아냈지만, 내가 읽는 책은 이 책이다.
이 페이퍼 왜 썼냐면.... 다음 페이퍼 진지할 예정이어서. 그래서 썼다. 그래도 좋아하는 문단은 하나 적어 두자. 너무 많은데.... 제일 좋아하는 문단은. 아니 그 중에 하나는 여기.
꼭 물에 빠진 생쥐 같아. 가자. 그는 자매가 함께 걸어가게 했다. 그는 말없이 자전거 바퀴만 쳐다보면서 기도했다. 하느님, 저 애가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시옵소서. 제가 무슨 일이든 다 하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다. 간절히 바랍니다. (290쪽)
새벽의 기도, 잠들기 전의 기도. 하나님, 저 애가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세요. 저 애의 삶을 축복해 주세요. 행복하게 해주세요. 제게 주시려고 하는 좋은 것이 있다면, 하나님... 그걸 저 애에게 주세요. 저 애에게, 그 좋은 것을 주세요.
저 애에게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