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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
  • [전자책] 면역에 관하여
  • 율라 비스
  • 13,600원 (680)
  • 2016-12-16
  • : 1,096
Self, None self(我와 非我)의 투쟁

학부시절 면역학 수업을 들었을 때 기억을 더듬어 보니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저 두 단어다. 아 와 비아.신채호도 역사와 관련해서 “역사기록이란 我와 非我의 투쟁이다.”라고 했다는 것을 들었던 것 같은데, 신채호의 저작을 읽은 것은 아니고 학창시절의 기억을 되살린 것이다. 신채호는 아와 비아의 투쟁을 역사라고 주장했지만 이 말은 면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겠다. 면역이란 우리몸과 우리몸이 아닌 이물질을 구분하여 이물질을 없애는 과정이다.

저자는 생명체의 진화과정을 이야기하면서 후천적 면역의 기술이 외래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와서 인간의 DNA에 정착함으로 인간의 것 혹은 동물의 것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동물이나 식물의 진핵생물의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는 과거 독립적인 개체였다. 독립적인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가 한 세포에 들어가 공생을 하게되고 하나의 세포가 되었다는 공생설도 바이러스 유래의 면역이라는 내용과 동일한 기전으로 보인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또한 후천적 면역결핍을 일으키는 HIV바이러스의 경우를 생각해보니 아이러니했다. 책에는 기술되어있지 않지만 후천적 면역에 결핍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인 HIV바이러스의 경우 RNA에서 DNA로 통상 단백질합성(통상적인방향은 DNA->mRNA->tRNA+아미노산->단백질합성)과는 반대인 역전사(Reverse-transcription)를 통하여 바이러스 유전자가 인간의 DNA와 일체가 된다. 다시 전사과정(Transcription: 통상적인 방향 DNA-> RNA바이러스)을 통하여 백혈구에서 증식하고 백혈구를 파괴하여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선조 바이러스가 만들어 놓은 후천적 면역 체계를 무너 뜨리게 되니 인간 입장에서 보면 잘된 건 조상바이러스 탓 못된 건 후손 바이러스 탓 되겠다.

저자는 의사인 아버지와 시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시인으로 불려지기를 원하는 율라 비스는 면역백신의 위험에 대한 허구를 지적하고 책 전반에 걸쳐 분자생물학적 수준의 극도로 분화되고 정교한 세포면역 시스템에 대하여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일반 예방의학이나 공중보건적 관점과 수잔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등을 통해 언급되는 은유적 관점으로 면역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을 안심시키거나 실체없는 미화된 용어를 사용하는 대체의학에 대하여도 비판하고 있다.
몇 주전에 읽은 고미숙님의 “동의보감”에서도 율라 비스와 같이 느낀 점이 있었는데 고미숙님은 동양의학의 우수함을 은유적 차원을 포함한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으며 만족했다. 다만 읽으면서 동양의학을 강조한 나머지, 실제 근대의 인간의 수명을 늘려주고 고통에서 구해준 분자생물학, 근대의학, 생화학 등을 백안시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율라 비스도 그런 측면에서 기술한 부분이 있어서 공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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