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순 작가의 아름다운 화집같은 이 책은, 처음엔 그림에 홀려서 보다가 글을 천천히 읽으며 다시 보면, 한정된 생 안에서 자유를 빼앗기고, 갇혔고,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했을 동물들과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말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현실과 무궁한 상상의 화면이 공존하여 마치 지금 떠나는 생명들의 다음은 무궁무진한 세계가 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한다. 잘가 라는 인사는, 그들의 생을 기억함과 동시에 다음의 자유를 기원하는 기도가 된다.
슬픔을 애도하는 방식에 아름다운 화면으로 마음을 다한 작가의 이 책이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서 서로의 고통앞에 다른 입장으로 갈리는 태도가 아닌, 위로를 건네는 인사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