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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sister722님의 서재
  • 도쿄도 동정탑
  • 구단 리에
  • 13,500원 (10%750)
  • 2024-07-31
  • : 1,063
아쿠타가와상이 170회나 되었구나.
1935년에 시작, 1년에 두 번이라 170이란 숫자가 나왔구나.
역대 최단기간 심사, 라는 띠지를 보고 호기심이 동했고
범죄자를 위한 아름다운 공간을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 짓는다는 설정에도 끌렸다.

‘Sympathy Tower Tokyo’
마키나 사라가 그토록 혐오하는 가타가나로 쓰고 읽었을, ’심파시 타워 도쿄.‘

‘일본인들이 일본어를 버리고 싶어하기 때문’에, ‘불평등이나 차별적 표현을 회피하기 위해’(18쪽) 지었을 이름 심파시 타워. 영어나 라틴어로 부르면 교도소가 교도소가 아니게 되는 걸까.

소설은 ‘도쿄도 동정탑’을 짓게 되는 건축가 마키나 사라의 독백으로 시작해서, 2030년 동정탑 바깥에서 여전히 ‘걸어다니는 탑’으로서의 인간과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그녀의 독백으로 끝난다.

사이 사이 ‘호모 미세라빌리스’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동정받아 마땅한 사람들을 위해,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마사키 세토의 글, 2030년 도쿄도 동정탑을 취재하러 온 미국인 기자(황색 언론) 맥스 클라인의 기사, 마키나 사라의 열다섯 살 어린 연인에서 동정탑에 근무하는 서포터(교도관)이 되는 다쿠토의 독백.

소설은 끊임없이 언어와 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동정탑이라는 감옥아닌 감옥을 바벨탑에 빗대며, 같은 말을 하면서도 소통하지 못하는 지금을 담아낸다. 동정탑에서 금지는 ‘비교’.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SNS도 금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가운데, SNS와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동정탑은 그런 현실, 말에서 비롯되는 비교와 차별에서 벗어난, 천국 아닌 천국을 그려낸다. 아이러니.

동정받아 마땅한 사람들을 위해 동정탑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 마사키 세토의 최후가 그런 식(동정을 호소한 사람답지 않은 마지막)이라는 아이러니.

읽고 나서 마음이 복잡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짧지만 강렬한. 일본에서 읽고 어떤 ‘말(言葉)’ 들이 오고 갔을 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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