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ve peace a chance"
홍수로 모든 것이 잠겨버린 세상.
노아가 날려보낸 비둘기가 물고 온 것이 올리브 가지였다고 한다.
성경에 나온 일화로 '올리브 가지'
"offer an olive branch" 는 올리브 가지를 건넨다는 뜻이 아니라
평화를 건네다, 란 뜻이 되었다.
박건, 윤태연의 장편소설 '올리브 가지를 든 소녀'도 평화를 건넨다.
편지를 통해서.
가자 지구에 사는 소녀 파라.
파라의 아버지는 재작년 시위때 이스라엘군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해
평생 절름발이로 살게 되었고
오빠 하딤의 아내가 살해되었고
그로 인해 하딤 오빠는 팔레스타인 저항군 하마스에 들어갔다.
쿵쿵, 포탄 떨어지는 소리로 아침을 시작하고
학교로 가기 위해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가야 하고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으로 가지도 못하지만
파라에게 이 땅은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곳이다.
팔레스타인.
평화롭게 살던 땅에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UN이 팔레스타인 결의안으로
유대인들에게 56%의 땅을 넘기라고 한다.
비옥한 토지와 산업 시설이 있는 곳 대부분을 넘기라는 불평등한 조항.
격렬하게 저항운동을 벌였지만 유대인들은 이들을 진압하고 추방작전을 벌엿다.
그리고 1948년 5월 14일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건국한다.
1차 중동전쟁이 발발했고 미국의 군사적 지원으로 이스라엘의 일방적 승리로 끝이 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영토의 80%를 차지하게 된다.
그 이후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끊임이 없다.
2014년 가자 지구를 공습하는 모습을 관람하기 위해
술과 팝콘을 들고 언덕에 모인 이스라엘 사람들의 모습에 분노하고
2018년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벌어진 학살에 분노하지만
둘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무기력하기만 한다.
무기력함은 곧 무관심, 들려오는 소식에 눈과 귀를 닫는 것으로 이어진다.
사실 저 멀리 중동의 작은 땅에서 벌어지는 일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에 치이는 사람들이 줄곧 관심을 보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이 책을 쓴 두 사람의 저자처럼,
책 속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미국인이지만 부모님의 고향에서 벌어지는 참극을 어찌할 수 없어
스스로 팔레스타인 학교의 교사로 온 야밀처럼,
저 멀리, 비둘기가 올리브 가지를 물고 왔다는 그 약속의 땅, 평화와 희망의 땅에 대해
관심을 거두지 않는다.
끊임없는 관심이 세상을 변하게 할 거라고,
우리의 작은 눈길이 세상 모든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가 닿을 거라고,
그렇게 믿는다. 믿어야 한다.
그렇게 믿고 바라는 마음으로 쓴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읽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