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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sister722님의 서재
  • 우리가 촛불이다
  • 장윤선
  • 14,400원 (10%800)
  • 2018-05-18
  • : 70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모두 23차례 진행했던 촛불집회.

몇 번 함께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가제본으로 미리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선물처럼 날아든 남북 평화의 기운과 '나라다운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들게 했던 이번 정부의 행보까지. 재작년부터 불타올랐던 뜨거운 촛불의 기운을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다. 행복한, 편안한 분위기에 휩싸여 지난날 뜨거웠던, 서로 배려하고, 질서를 지키며,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촛불을 들었던 마음은 저만치 구석에 잠들어있는 느낌이다.

 

그럴즈음.

창비에서 '우리가 촛불이다'라는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광장에서 함께한 1700만의 목소리'라는 작은 제목이 붙었는데 책을 다 읽으니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촛불집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나 목소리가 아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책이다.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듣는 기분이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트위터, 심지어 인스타그램에서도 그때에는 촛불집회 사진과 동영상으로 가득했다. 집회에 나가지 못한 날에는 SNS를 줄곧 들여다보며 함께 하고자 했고, 23차례나 이어진 촛불 집회에서 했던 말, 국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 미담, 봉사자들......다양한 이야기들이 매체에서 흘러넘쳤다. 흩어지기 쉬운, 잊혀지기 쉬운 매체 속 이야기를 종이에 붙들어놓은 책.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목표를 멋지게 달성한 책이다.

우리가 어떻게 촛불집회를 했는지, 그 역사 속에서 작은 이야기들, 연설들, 말들이 흘러나왔는지를 기억하는 책이다.

 

간절하게 촛불을 들었던 마음으로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나라, 누구나 차별 없이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법원은 "오늘의 집회가 청소년과 어른, 노인을 불문하고 다수의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집회를 조건 없이 허용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오늘 집회의 특수 목적상 사직로, 율곡로가 집회 및 행진 장소로서 갖는 의미가 현저히 중요하다" 고 발혔다. (54쪽)
정희영씨는 이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가 깔깔대면서 아이처럼 웃는데 그런 게 힘인 것 같다. 분노하고 지치는데 이렇게 예술행동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함께 웃는 것이 힘" 이라고 했다. (97쪽)
추운 날씨, 시민들은 작은 그 무것이라도 내놓고 어떻게든 함께 하려고 했다. 공감의 연대, 신뢰의 행렬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 존중과 배려가 기반이 된, 진심이 통하는 현장이었다. 자꾸 사람들이 ‘촛불은 기적‘이라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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