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주 시인의 『새에게 소다수 하늘을』은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미스터리 영화처럼, 독자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집입니다. 시인의 언어는 간결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심연처럼 깊고, 때로는 예리한 비수처럼 우리의 고정관념을 꿰뚫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구두와 모자, 그리고 달그락거리는 설거지 소리 속에서 삶의 슬픔과 재탄생을 이야기하는 시인의 시선은, 일상의 사소한 것들 속에서 우주의 섭리를 발견하는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시집은 익숙함과 낯섦,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를 유영하며 독자들을 미지의 세계로 이끕니다. '오래된 잠' 시리즈에서 유배지와 은둔 사이를 오가는 '나'의 모습은 현대인의 고독과 방황을 대변하는 듯하며, '아메리카노'처럼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존재의 허기를 표현하는 방식은 가슴 한편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시인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독자 스스로 그 감정의 깊이를 헤아리도록 유도하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마치 "흔들려서 떨어지는 것" (틱)처럼, 시인의 시어들은 우리의 감각을 흔들어 숨겨진 감정들을 툭, 툭 건드려 깨웁니다.
『새에게 소다수 하늘을』을 읽는다는 것은,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마법을 발견하는 경험과 같았습니다. 황은주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처럼, 단조로운 일상에 새로운 색깔과 소리를 부여하고, 독자들에게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합니다. 이 시집은 그렇게, 우리의 영혼에 '소다수'처럼 청량한 상상력을 불어넣고, '하늘'처럼 광활한 사유의 공간으로 이끌어주는,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언어의 향연이었습니다.
밤새 공중에선 빛들이 반짝이겠지 누군가 걸어오고 빛을 세고 하늘은 다시 누군가의 세계인 거지 추워지기 전에 미친 듯 춤추는 처음이 있었던 거지 그런 우주인 거야
- P59
너의 뺨을 만진다
두 팔로 살며시 공중을 껴안는다
새들의 시간에 닿았다가 돌아오는 중이다
그런 메아리라며 소금밭을 지나 무지개를 지나 사과나무를 돌아오는
마지막 포즈를 취할게 뺨과 뺨을 맞대는-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