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한가운데에 상자를 놓고
상자 속에 또 상자를 넣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다는
시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
이 시집의 시들은 우리가 눈여겨 보지 않았거나 애써 외면했던 사람들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사회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인간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서정시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널리 읽으면 좋겠습니다.
방 한가운데에 상자를 놓고
상자 속에 또 상자를 넣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다- P30
뒤꿈치의 안부는 결심 이후의 결말일 테니
배웅보다는 마중에 어울리지
맨발을 얹고 날아다니는 보드
옥상 위에 남겨지면 우주선
강물에 한 짝만 떠밀려 오면 난파선- P34
사랑한다가 사랑했다로 돌아선 이후
나의 직전과 직후가 달라졌다- P52
새가 나를 안는다
나를 길들인다
나는 새를 숭배한다
새가 당황한다
고뇌한다
처음과 다른 교감
불안해한다
이번엔 내가 새를 안는다
새가 날개를 두려워한다-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