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이것저것 다 읽는 두 사람의 공동 공간
  • 우리 할머니는 사이보그
  • 남유하
  • 11,700원 (10%650)
  • 2023-01-20
  • : 1,525

영화 <미나리>는 '할머니'를 중심으로 가족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였다. 조금은 우악스럽고 조금은 세련되지 못한 할머니가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는 그 영화를 보면서 참으로 넉살이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 할머니는 사이보그> 역시 그런 넉살을 가진 SF다. 소설에 비해 분량이 짧은 동화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무슨일 있었냐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툭툭 던져놓는다.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 없다. 환상적인 요소나 SF적인 요소가 아무렇지 않게 주륵주륵 넘쳐 흐르는 재미는 SF의 재미이자 동화의 재미이다. (성인으로서 느끼는 동화의 재미일까 겁나긴 하지만 어쩌다 어린이 독자의 반응을 볼 때도 역시 재미를 느끼는 지점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우리 할머니는 사이보그>는 그런 재미를 천장에 모빌이나 풍경 마냥 한껏 달아 놓고 출발한다. 화성에서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는 시대. 몸이 다치면 전신을 사이보그 부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 홀로그램 폰이 존재 하는 시대. 이런 설정들에 미리 뒷걸음을 치고 겁 먹거나 어린이에게 어떻게든 설명해 주며 읽을 필요도 없다. 이야기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들은 모빌처럼 풍경처럼 흔들려서 소리를 만든다. 그 소리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다.


어깨를 주물러 드리는 대신에 드라이버로 고쳐 드려야 하는 할머니지만 결국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니까.


작가의 말 마지막 문단을 살짝 인용해본다.


오늘은 할머니에게, 할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보세요. 멀리계신다면 화상 통화로, 하늘나라에 계신다면 별을 바라보며, 가까이 계신다면 안아 드리면서요.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