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철학은 태양과 바다, 돌과 바람 속에서 태어나 자라났다. 그의 철학은 필연적으로 시적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세계의 본질과 교감하며 자라난 사유이기 때문이다. 카뮈의 철학은 역사의 테두리를 넘어서 세계 그 자체를 바라본다. 역사는 세계에 비하면 허약하고, 덧없는 한 순간에 불과하다.
세계에 대한 깊은 사랑은 그를 역사에 맞서도록 만들었다. 카뮈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 예술가의 몫임을 확신했다. 예술가는 세계의 얼굴을 본다. 그 얼굴의 아름다움은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는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이성을 넘어선 그곳에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들을 만들었고,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었다. 결박당한 영웅은 세계를 사랑했기 때문에 고통을 감내했다. 카뮈는 자신을 그 종족의 후예로 여겼다. 아름다움이 모욕당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던 그는 끝까지 저항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철학은 단지 견디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의지에서 비롯되었다.
버틴다는 것은 단순한 인내를 넘어선다. 그것은 삶에 대한 태도이고, 세계를 향한 사랑의 표현이다. 정오의 태양과 여름의 대지를 가슴에 품은 카뮈는 대지와 바다와 결혼한 인간이었다. 그의 철학은 초인적 의지에서 태어났다. 초인은 돌을 깎아 길을 내고, 바람 속에서 우뚝 서는 존재다. 그것은 투쟁과 아름다움의 결합이며, 세계의 얼굴을 응시하는 인간의 최후의 모습이다.
이 에세이는 읽히기 위해 존재한다. 마치 세계가 읽히기 위해 존재하듯이, 이 글은 세계를 향한 사랑과 사색의 결과물이다. 카뮈가 세계를 읽었듯이, 이 글은 독자를 세계의 본질로 이끈다. 세계의 얼굴이 이 글에 스며있다. 그것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담아낸 선언이다.
무지의 인정, 광신의 거부, 세계와 인간의 한계, 사랑받는 얼굴, 그리고 아름다움, 바로 이것이 우리가 그리스인들에게 합류하는 진영이다. 어떤 면으로는, 미래 역사의 의미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창조와 종교재판 간의 투쟁 속에 있다. 맨손의 예술가들이 치러야 할 대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의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어둠의 철학은 빛나는 바다 저 너머로 산산이 흩어질 것이다. 오, 정오의 사상이여, 트로이 전쟁은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니! 다시 한번, 현대 도시의 끔찍한 성벽들이 무너져 내리며 ‘바다의 고요처럼 평온한 영혼’, 헬레네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리라.- P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