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깊은 위로가 되어 준 시편들이었다. 슬플 때 슬픈 노래에서 위안을 얻듯이. 시를 모르지만 타고르의 시는 가슴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노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상상하는 시인의 마음은 종교적인 명상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종교성이 강하다고 해서 이 시의 문학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보편적인 내용이라 인상적이진 않더라도 그만큼 공감대가 넓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인 서정이라기보다 인류 보편의 무의식을 탐구한 힌두교의 전통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시라는 생각이 든다.
32
이 세상에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온갖 방법으로 나를 단단히 묶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보다 더 큰 당신의 사랑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나를 자유롭게 놓아 둡니다.
내가 자신들을 잊을까 염려해 사람들은 나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또 지나도 당신은 내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내 기도 속에서 당신을 부르지 않아도, 내 마음속에 당신이 있지 않아도, 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은 여전히 나의 사랑을 기다립니다.-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