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재봉사에게는 네 개의 옷장이 있어요.」
옷장을 사랑하지 않고 어른이 된 아이가 있을까?
색도 질감도, 크기와 모양도 서로 다른 옷과 장신구들이 들어있는 커다란 그 보물상자를 열고 닫을 때의 작은 환희를, 어른이 된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사랑하는 최향랑 작가님이 이번에는 그 '옷장'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오셨다.
옷 만들기를 좋아하는 숲 속 재봉사의 네 개의 옷장이 계절에 맞춰 하나씩 열릴 때,
책을 읽는 나도 마치 옷장 앞에 선 숲 속 친구들이 된 것처럼 두근거리는 기대감으로 종종거리며 옷장 안을 상상하며 들여다보았다.
언제나 그랬듯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했을 꽃잎과 씨앗으로 만든 이야기는 여전히 더없이 환상적이고 따뜻하다.
여러 계절을 함께 보내며 어느 순간 친구가 된 숲속 친구들과 재봉사의 모습에서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들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텅 빈 네 개의 옷장을 보며 비움과 나눔을 생각하기도 했다.
어른이 된 나는 어쩐지 조금은 부끄러웠고, 아주 오래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