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 질환을 앓는 가족과의 생활은 부단한 선 긋기의 삶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환자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의 한계선, 내가 환자의 삶에 개입해서는 안되는 경계선 등 수많은 임계선을 긋고 이를 지키느라 안간힘을 써야 한다. 」-p237
정신 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능숙하게 그것을 숨기고 있던 아이의 자해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시작된 한 가족의 긴 투병기를 담은 책.
의사 부모에게조차 생경한 양극성 장애라는 진단과, 끝없이 이어지는 지난한 치료의 과정들을 읽노라면 정신질환 또한 만성질환으로 한 사람의 일생과 함께하며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러 의학 논문과 관련 통계자료들, 환자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와 책들에 대한 소개는 그 방대한 양과 종류만으로도 이 이해할 수 없는 병을 어떻게든 이해하고자 붙잡고 늘어졌을 한 엄마의 절박함을 짐작케 했다.
병에 대한 무지만큼 차별과 혐오가 팽배한 사회에서 아이의 병과 가족의 고통을 공유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재정적 지원의 필요성과 사회복귀를 위한 논의들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정신 질환을 앓는 가족과의 생활은 부단한 선 긋기의 삶이다.- 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