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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님의 서재
  • 마당을 나온 암탉 (출간 20주년 기념판)
  • 황선미
  • 13,950원 (10%770)
  • 2020-04-29
  • : 4,046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때의 그 기분을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으면서도 느꼈다.

 

  어머, 하고 절로 입을 가리고 탄식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낭독 모임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함께 읽었던 잎싹의 이야기는 어쩐지 자꾸만 아이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해 한참을 목이 메였던 기억이 난다. 

  출간 20주년을 맞아 기념판과 특별판으로 삽화를 달리해 출시 된 두 권의 책을 통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아린 잎싹을 다시금 만났다. 고운 글맛을 지닌 책이라 소리 내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 이 책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암탉 잎싹이 기꺼이 거름 되기를 자처함으로서 초록머리를 길러내고 떠나보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 완벽히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온 생을 통해 보여준 한 훌륭한 암탉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를 충분히 훌륭하다고 인정해 주는 친구를 가진다는 것, 내 아이가 아닌 아기를 길러낸다는 것, 성장한 아이를 훌훌 떠나보내는 것.
  이 세 가지 이야기들이 개인적으로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현실에 "같은 족속이라고 모두 사랑하는 건 아니다."는 잎싹의 말은 오래도록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을 던져 지켜내야하는 자신만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잎사귀는 꽃의 어머니야. 숨 쉬고, 비바람을 견디고, 햇빛을 간직했다가 눈부시게 하얀 꽃을 키워 내지. 아마 잎사귀가 아니면 나무는 못 살거야. 잎사귀는 정말 훌륭하지.-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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