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저주로 성에 갇힌 공주처럼, 심심해 하우스에 덜컥 잡혀 버린 어린이들이 있는 우리 집.
"엄마 더 할게 없어, 재미 없어, 심심해!"
코로나 19로 학교도 못가, 외출도 안돼,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는 아이들의 돌림 노래 같은 심심해 타령이 도돌이로 이어지던 날, 선물 같이 찾아 온 그림책 <마법의 방방>.
'심심해 마을이 있었습니다'로 시작되는 이야기에 '심심해 집'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눈썹을 꿈틀 대며 관심을 보인다.
심심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덩그러니 놓여진 트램플린과 푯말 속 세상 수상한 문제의 그 글자 <마법의 방방>.
믿고 타 볼 것인가, 무시하고 지나칠 것인가.
의심 많은 사람들이 타기를 포기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지레 짐작한,
마법의 방방 위에서 홀로 뛰기 시작한 아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
놀잇감이 무궁한 지금에도 여전히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트램플린을 소재로 '마법의 방방'이라는 특수성을 부여한 매개로 인해 벌어지는 꿈같은 일들이 신나게 펼쳐진다.
한 번의 발구름으로 빠져들게 되는 트램플린의 반동의 재미처럼, 마법 같은 일탈의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그 단 한 걸음의 내딛음과 발구름의 참신한 역설과 비유가 인상적이다. 여전히 곳곳에 숨겨진 위트 있는 대사와 그림들은 다시금 읽고 찾아 보게 하는 최민지 작가의 특유의 유머코드가 잘 담겨 있다.
심심해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여러번 읽어도 즐거운 최민지 작가의 신간<마법의 방방>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