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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님의 서재
  • 냥, 있는 그대로의 내가 너무 좋아
  • 냥송이
  • 12,600원 (10%700)
  • 2018-07-13
  • : 376

 

  '날이 너무 뜨겁고 습해서' 라며, 그 핑계로 그 분이 오셨네요. 네 맞습니다. 무기력님이 찾아오셨어요. ​  근래 한달동안은 어째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일하는 것도 마냥 지치기만 합니다. 읽고 싶었던 책들도 펴들고선 두어 페이지 읽어내리기가 벅찰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지네요. 한동안 푹 빠져 쌓아놓고 읽었던 소설들에는 손이 가질 않아 가벼운 에세이 책들을 골라 띄엄띄엄 읽고 있습니다.
  우연찮게 한 달 정도 고양이와 함께 생활 한 적이 있어요. 아이들 고모가 고양이를 키우거든요. 살아있는 무언가를 돌본다는건 그때나 지금이나 와락 겁부터 나는데, 아이들은 고양이의 존재만으로도 마냥 행복했던 모양입니다. 고양이를 생각하면 무시무시하게 날려대던 흰 털과 동시에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던 아이들의 목소리와 높다란 웃음소리가 함께 떠오르는 걸 보면요.  
  그래서인지 책 가득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이 책을 보고선 아이들이 먼저 읽고 싶다고 발을 동동 굴렀어요. 작은 아이는 그림이 너무 예쁘다고 연신 소리를 질렀는데, 색연필 특유의 따스함이 포근하면서도 유연한 고양이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아주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위로가 필요한 어른들을 위해 고르고 골랐을 고운 마음들로 아로 새긴 짧막한 글귀들도,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참 좋았어요. 다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사뭇 진지하게 읽어 내리는 모습에 어쩐지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는 기분이 들더군요.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미처 해주지 못했던, 위로가 필요했던 아픈 순간들이 분명 있었겠지요.
  반가워서 더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노근노근해지는 기분인데, 눈길을 붙잡는 구절이 나오네요.
  「너는 있는 그대로가 제일 예뻐.」- p103 
  무기력해서 미웠던 나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주고 싶었던 한마디가 책에 씌여 있네요. 바쁘게 살지 않아도, 부지런하지 않아도, 날씬하지 않아도, 행복하지 않아도, 너는 있는 그대로가 제일 예뻐 하고 말해주고 싶었거든요. 아무것도 아닌데, 참 쉽지 않은 말이에요.
  문득,  "엄마는 내가 왜 좋아?" 하는 동그란 물음에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우리 애긴 다~ 좋지" 했을 때,살폿 작아지던 눈 가득 담겨있던 웃음은 그래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코, 아이들에게 하듯 나에게도 애정 어린 말 한 마디쯤은 건네며 살았어야 하는데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나는 내가 나라서 너무 좋아!」- p153
라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기를 올해의 목표로 삼아 봅니다. 이 더위가 지나가면 조금은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너는 있는 그대로가 제일 예뻐 -p103
나는 내가 나라서 너무 좋아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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