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죽어 희한한 형태의 영혼이 된 여자(대니드비토), 그저 애인에게 장어 하나를 먹이겠단 결심으로 무더위에서 양산을 파는 일당 5만원의 알바생과 마찬가지의 신세이면서 씩씩한 사촌누이, 그리고 여러번 양산을 들었다 놨다하며 신중히 고르는 할머니(양산펴기), 3년 째 어딘가로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는 여자, 언젠가 내가 지하철에서 길을 알려주었을 때 '친절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라고 하던, 뜨개질 가방을 멘 고독한 얼굴의 여자(낙하하다).
외로운 사람들이 잔뜩인데,
하나도 청승맞지가 않은 건 참 이상하죠.
담담하고 담백하고 매력적이에요.
자꾸 기억에 남고요.
이 책은 책을 물건 이상으로 다루는 저에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친구같은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