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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I am.
  • 순응과 전복
  • 김영진
  • 16,200원 (10%900)
  • 2019-03-15
  • : 211
김영진 평론가는 현대 한국 영화를 비평하는 데 장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다.
그런가. 한국영화가 그렇게 장르적이었던가? 책을 읽기 초반만 해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읽어나갈수록 작가의 논리에 수긍하게 된다. 장르적이거나 장르의 탈을 쓰고 스스로 장르를 해체하는 것이 현대 한국 영화의 흐름이구나.
책은 1960~90년대 영화를 다룬 초반, 그 이후 시대의 영화를 ‘장르의 인과율을 무시’, ‘장르관습에 대한 순응과 저항’, ‘의식이 장르가 될 때’, ‘장르 해체’, ‘형식적 얼룩들’로 분류하려 다룬 중후반으로 구성되어있다. 주제에 알맞은 다양한 영화들을 한 장에 몰아넣는 대신, 각 장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한 영화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연대순으로 나열하고 설명하는 방식이다. 강우석,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허진호 등. 그중 좋아하는 감독이 있다면 그 챕터부터 읽어도 상관 없다. 잊고 있던 옛 영화들을 작가가 날카로운 시선과 영화작법, 이론을 통해 컷컷별로 분석한 글들을 읽다보니 그 영화들이 그렇게까지 오래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재밌었다. 비평을 통해 영화는 다시 재생되는 구나.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영화로 부활한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 글의 중심이긴 하지만, 1장 이창동 2창 박찬욱처럼 각 감독별로 정리해놓은 구성이 아니기에 책을 읽다보면 이전에 나왔던 감독의 이야기가 후반에 재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불편하다는 건 아니고, 그러니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 좋아하는 감독님편의 이야기를 놓칠 수도 있으니.
특히 좋았던 챕터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다룬 ‘서사의 교란과 확장’(p.215),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를 다룬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나라’(p.100)이었다. 한 장이 끝날 때마다 한 인물을 깊게 조명한 ‘김영진의 클로즈업’ 코너는 좀 더 느리게 숨 쉬어도 되는 틈이다. 송강호 편과 이창동 감독 편이 재밌었다.
최근 tv프로그램 <방구석 1열>에 박찬욱 감독 특집편 3부작이 방영됐는데 이 책의 박찬욱 감독편 챕터와 같이 보면 더더욱 이해가 잘 된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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