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한 아들이 몇 달 지나지 않아 진지하게 물었었다.
"엄마, 저 학교 그만두면 안돼요?"
원래 강제적인 규칙이나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반항심이 강한 아이라
중학교 때도 종종 자퇴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던 터라 이 말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자퇴하고 싶다는 얘기를 몇번이나 했었다.
"자퇴하면 뭐 할건데?"
"모르겠어요. 근데 난 학교에 다니고 싶지 않아요."
깊이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자퇴라는 말만 나오면 내 말에 가시가 돋힌 듯
뾰족뾰족하니 아이가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했다.
고2인 아들은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라는 책을 봤다.
책 표지에 있는 열 여덟살 자퇴생의 어른 입문학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확 끌었다.
열 여덞살...자퇴생..
이 아이는 왜 자퇴를 했을까? 학교를 그만두고 어떻게 지낼까?
뭘 하며...후회하진 않을까?
책을 읽으며
아, 이 열여덟살 아이는 이렇게 지내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이러헤 살아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 여덟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생각이 깊고 넓었다.
책 표지를 보고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는 달라서 좀 아쉽기는 했지만
열 여덟, 내 아들과 같은 나이의 이 작가의 일상, 생각들을 읽은 것만으로도
아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교실 안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고
학교 안에서 겪을 수 없는 것들을 겪으며
성공이 아닌 성장과 성숙해가는 제준 작가가 되었으면...
자퇴하고도 이렇게 잘 살아갈 수 있다라고 하는 멋진 모델이 되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