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드라이브
rksk 2021/10/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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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스노볼 드라이브
- 조예은
- 9,800원 (
490) - 2021-03-31
: 1,626
전인류적 재앙이 이렇게 체감되는 시기가 지금껏 있었나. 코로나 덕분에 디스토피아 세계란 이런걸까 하고 조금 짐작해보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잠시라도 멸망이 우려되는 세계에 살았기 때문에 지금이 <스노볼 드라이브>를 읽기에 적합한 시점이 아니었나 싶다.
다 망해버리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중얼거리던 모루. 갑자기 사라진 이모를 찾아나서며 이월을 만나고 이모의 행방을 쫒던 둘은 녹지 않는 방부제 눈이 내리는 세상을 따라 달려나간다.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길을 따랐지만 둘이 이 세계를 구하거나 구원받지 않아도, '가만히 기다리는 건 이제 못하는' 서로가 있으니 괜찮을 것 같다. 둘이 설원을 달리는 과정이 많이 춥지는 않을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과 응원이 느껴져 매우 찡했다.
사실, 기후변화니 생물멸종이니 아직까지는 다수의 (그리고 나의) 삶의 방식에 영향을 크게 주고 있지는 않다. 관련 책을 읽을 때나 아 그렇지.. 하고 잠깐 떠오르는 정도지.. 지구는 서서히 멸망해가고, 인간은 이런 세계에서 꾸역꾸역 살아간다. 종말이란 이런걸까. 그것이 갑작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오고있음을 다시 생각하니 슬프고 우울해진다. 모루와 이월처럼, '영원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필요하다.
덧. 어느 정도는 국내 작가의 SF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많이 내려놓은 상황이어서 조금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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