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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햄톨님의 서재
  • 눈과 사람과 눈사람
  • 임솔아
  • 11,250원 (10%620)
  • 2019-06-07
  • : 1,073

아프다는 게 뭔지 아니. 정상이 아니라는 거야. 정상이 아니면 사람이 아프게 되는 거야. 정상이 되고 싶은 건 욕망이 아니라 균형감각이야. 인간은 항상 회복을 지향하도록 되어 있어. 정상일때에는 자기가 정상인 데 둔감하지만, 비정상이 되고 나서는 정상이 무엇인지를 뼛속 깊이 생각하고 갈망하게 되는 법이야. 갈망이 신호를 보내는 게 아픔인 거야.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았다면 나는 내가 비정상이라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살았겠지. 가장 나쁜 건아픈 사람은 자기 아픈 것에만 골몰한다는 거야. 비정상인 상태가괴로운 건 자기만 아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래서 회복되고 싶었어. 아프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어. 아프지 않으려면, 정상으로 돌아가야만 했어.

잡화점에서 언니는 속옷 두 세트를 골랐다. 한 세트는 나에게 주었다. 핑크색이었다. 싫어하는 색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색도아니었다. 나는 그것들이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것들이 예쁘지 않아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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