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새로운 가루하루 마스터북 시리즈가 나왔어요. 주제는 트래블 케이크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구움과자를 다룬 책이에요. 이전에 나온 에클레어, 타르트, 데코레이션에 비해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출판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어요. 구움과자 책이지만 두께가 상당하고 내용도 꽤 많은 편입니다.
칼각과 거칠게 표현된 초콜릿이 너무 아름다운 가루하루의 파운드 케이크에요. 이 형태의 파운드 케이크는 가루하루에서 비교적 최근에 선보인 품목이라 어떻게 만드는지 너무너무 궁금했는데 공정을 보고 나니 완전히 똑같이 따라 만드는건 힘들겠다 싶어도 속은 시원했어요. 겉모양만 봤을 때는 단순히 파운드 케이크에 초콜릿을 씌운건줄 알았는데 역시 가루하루는 파운드 케이크도 다르더라고요. 하나의 파운드 케이크에 여러 단계의 공정과 섬세한 테크닉이 모두 녹아들어 있었어요. 책을 넘겨 보면서 입이 떡 벌어졌어요. ㅎㅎㅎ
이 파운드의 칼각이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이모양은 제작 틀을 사용한거라 홈베이킹으로 따라하긴 힘들 것 같아요. 책을 위한 레시피가 아니라 실제 가루하루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레시피라 제품을 만들때 사용하는 도구나 난이도는 어느정도 감안하고 보시는걸 추천해요. :-)
이 밖에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몰드를 사용한 케이크들도 실려 있는데요. 케이크의 맛에 어울리는 예쁜 모양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생각지 못한 다양한 플레이버를 조화롭게 사용하셔서 감탄하면서 봤어요. 공정이 간단한 케이크도 있지만 꽤 복잡한 것들도 있어서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것도 있고 아닌것도 있는 것 같아요. 각 공정별로 사진은 알아보기 쉽게 실려 있는데 설명은 초보자 기준으로 상세하진 않아서 알아서 잘 따라가야 해요. 초보자를 위한 책이 아니라 중상급자용 '마스터북'이에요.
피낭시에는 비교적 재료도 간단하고 공정도 쉬운 편이라 마음 편히 봤어요. 가장 만들어 보고 싶은 피스타치오&오렌지 피낭시에는 만들기가 만만찮아 보이지만 맛있을 것 같아 도전해 보려고요.
4가지의 먹음직스러운 마들렌 레시피도 있어요. 쉽고 간단한 품목이라 재료만 준비되면 따라 만들만한 난이도에요.
까눌레는 동틀에 밀랍을 부어서 준비하는 과정부터 설명되어 있어요. 기본 까눌레가 아니라 가나슈나 충전물이 들어간 업그레드 된 까눌레라 정말 맛있어 보여요. 과자의 맛 뿐만 아니라 재료와 꼭 어울리는 데코레이션까지 어우러져서 너무 고급스러워요. 집에서 베이킹을 하다보면 마지막에는 귀찮아져서 마무리가 허술해지는데 이렇게 끝까지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각 쿠키와 플로랑탱은 가루하루에서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레시피가 실려 있어서 반가웠어요. 특히 감태 쿠키와 비건코코는 이렇게 맛있는데 비건이라고?라면서 놀랐던 쿠키였는데 의외로 재료도 공정도 간단했어요. 모나카 플로랑탱도 예쁘고 맛있어서 감탄했는데 시판 모나카 셸을 사용해서 간단히 만들 수 있더라고요. 시판 제품을 적절히 잘 사용하는 것도 알아야 가능하구나 싶었어요.
대박 예쁘고 맛있어 보이지만 대박 손이 많이 가는 샌드 쿠키에요. 파운드와 케이크와 비등비등한 것 같아요. 이런건 사먹는게 맞다고 보지만 안만들어도 만드는 방법은 궁금하잖아요. ㅎㅎ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고 공을 들여야 하는 쿠키라 놀랐어요.
책을 보기 전에는 구움과자니까 조금은 쉽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의지가 살짝 꺾였는데요. 구움과자도 이렇게 다양한 맛과 테크닉, 모양으로 멋지게 만들 수 있다는걸 배울 수 있었어요. 홈베이킹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느 순간 늘 비슷한 것들만 만들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고 새로운 맛과 모양의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책에 나온 레시피에서 복잡한 부분은 조금 덜어내고 제 스타일대로 하나씩 따라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조금 어렵긴 하지만 가루하루의 시그니처 구움과자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해요. 초보자 분들은 너무 어려울 것 같고(재료만 보고도 멘붕올 수 있음 주의입니다.) 중,상급자분들은 도전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