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반려식물인이다.⠀시작은 평범하지만 실용적이었다."심신 안정에 초록색이 가장 좋다. 특히 식물."⠀하나둘씩 사고 선물도 꽤 받다보니 수십 개의 식물과 함께 살고 있다. 떠나보낸 식물들도 많다.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스쳐 지나갔다. 날 떠난 게 아쉬운 건지, 내가 떠나보낸 게 미안한 건지 확실하지가 않다. 책을 읽다보니 이런 고민이 남았다.⠀-⠀#2⠀방점을 어디에 찍을까.작고, 약하고, 심지어 말도 못하는 / 살아있는⠀전자로 기울어지면 동정과 연민을 떠올리게 된다. 동정, 연민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암묵적으로 위계를 품고 있다는 생각에 끝맛이 씁쓸하다. 오죽하면 동정이라는 말 앞에 '값싼'이 붙어야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니까. 아무튼 주체든 객체든 역겹고 수치스러운 기억을 남기는 데 동정 만한 것도 없다.⠀사람이든 식물이든, 나와 다른 존재의 살아있음을 최우선에 두면 조금 달라진다. 동등한 존재로서 상대를 인정하는 데 마음의 뿌리를 내리면 동정, 연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단단하게 뻗어나간다.⠀"아이고 불쌍한 것..."과 "너도 살아서 숨쉬고 있구나" 사이는 멀다. 이 한 줄은 《식물의 시간》에서 피워낸 꽃이고, 한 움큼 손에 쥔 열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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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 손바닥만큼의 책임에서 시작해요."
책에서 모노노케 히메를 다룬 부분이 기억에 깊이 남았는데 '책임'이 키워드였다.
아주 마음에 든 사인이다.
저자 친필 사인 자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