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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처럼 끈적한 습기가 내내 달라붙었다. 불안과 증오 등 화자인 미연의 심리 묘사, 소설의 배경과 다른 인물에 대한 묘사가 실감 났고 장르 소설 특유의 흡입력도 돋보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복선이 처음부터 너무 대놓고 드러났다는 것? 그러니까 이웃이자 사이비 종교의 교주인 영희엄마의 수상한 모습을 너무 일찍 드러내서 그런지 읽는 동안 솔직히 김이 좀 빠졌다. 작가의 훌륭한 주변 인물 묘사력이 오히려 아쉬웠던 점. 마지막 주인공의 남편의 깜짝 반전에 조금 놀랐지만, 사실 영희 엄마의 수상한 모습을, 미연이 자신의 아들을 영희 엄마가 미연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자기 집으로 데려가서 밥도 먹이고 하는 등의 이야기를 했는데도 그의 반응과 태도가 답답함을 자아낼 만큼 미적지근한 것이 일종의 복선이기는 했다. 차라리 그 반대로 묘사했더라면 깜짝 반전이 더욱 부각될 수 있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