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은 아니라네." - P20
‘세상이란 그런 것이야. 네가 생각하는 바와 다른 것, 때로는 정반대되는 것, 그것이 세상이라는 것이야!’
이러한 결정적 해답이 오직 질풍신뢰적으로 나의 아무 청산도 주관도 없는 사랑을 일약 점령하여 버리고 말았다. 그 후에 나는 네가 세상에 그 어떠한 것을 알고자 할 때에는 우선 네가 먼저,
‘그것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아라. 그런 다음에 너는 그 첫 번 해답의 대칭점을 구한다면 그것은 최후의 그것의 정확한 해답일 것이니.’ - P21
불행한 운명 가운데서 난 사람은 끝끝내 불행한 운명 가운데서 울어야만 한다. 그 가운데에 약간의 변화쯤 있다 하더라도 속지 말라. 그것은 다만 그 ‘불행한 운명’의 굴곡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P22
M 군! 살길을 찾아서 고향을 등지고 형제를 떨치고 친구를 버리고 이곳으로 더듬거려 흘러온 나는 지금에 한 분밖에 아니 계시던 어머님을 잃었네그려! 내가 지금 운명의 끊임없는 장난을 저주하면 무엇을 하며 나의 불효를 스스로 뉘우치며 한탄한들 무엇을 하며 무상한 인세에 향하여 소리 지르며 외친들 그 또한 무엇하겠나!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모두가 허무일세. 우주에는 오직 이 허무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일세. - P35
친구를 잃은 슬픔은 어느 결에 사라졌는가. 지금에 나의 가슴은 고향 땅을 밟을 기쁨, 친구를 만날 기쁨, 형제를 만날 기쁨, 이러한 가지의 기쁨들로 꽉 차 있네. 놀라거니와 나의 일생에 있어서 한편으로는 양심의 가책을 받아가면서라도 최근 며칠 동안만큼 기뻤던 날이 있었던가를 의심하네. - P93
남의 것을 거저—남의 것을 거저 갖지 않았느냐—비록 그 사람은 죽어서 이 세상에 있지 않다 하더라도—그의 유서가 그것을 허락하였다 할지라도—그의 유산의 전부를 거리낌이 없을 만치 그와 나는 친한 사이였다 하더라도—나는 그의 하고많은 유산을 거저 차지하지 않았느냐. 남의 것을—그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남이다—남의 것을 거저, 나는 그의 유산의 전부를—사회사업에 반드시 바쳤어야 옳을 것을—남의 것이다—상속이 유언된 유산—거저—사회사업—남의 것- P100
"내 생각 같아서는 그건 내 생각이지만 그렇게 두고 고생할 것 없이 병신 되기는 다— 일반이니 아주 잘라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저 내가 아는 사람도 하나, 그 이야기는 할 것도 없소만—어쨌든 그것은 내 생각에는 그렇다는 말이니까 당신보고—자르라고 그러는 말은 아니오만—하여간 그렇다면 퍽 고생이 되겠는데—" - P104
"글쎄 말씀이야 좋은 말씀이외다만 원 아무리 고생이 된다 하더라도 어떻게 제 다리를 자르는 것을 제 눈으로 뻔히 보고 있을 수가 있나요?" - P104
"저 오늘이 며칠입니까?"
"12월 12일."
"12월 12일! 네— 12월 12일!" - P119
아까 그 신사나 따라갈 것을! 차라리!’
어찌하여 이런 생각이 들까 그는 몇 번이나 생각하여 보았다. M 군과 T는 나를 얼마나 반가워하여 주었느냐—나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아니하였느냐—업의 손목을 잡지 아니하였느냐—M 군과 T는 나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냐—나는—그들을 믿고—오직—이곳에 돌아온 것이 아니냐—
‘아— 확실히 그들은 나를 반가워하고 있음에 틀림은 없을까? 나는 지금 어디로 들어가느냐.- P126
사람은 속이려 한다. 서로서로—그러나 속이려는 자기가 어언간 속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속이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속는 것은 더 쉬운 일이다—그 점에 있어 속이는 것이란 어려운 것이다. 사람은 반성한다. 그 반성은 이러한 토대 위에 선 것이므로 그들은 그들이 속이는 것이고 속는 것이고 아무것도 반성치는 못한다. - P127
인생은 결코 실험이 아니다. 실행이다. - P135
다달이 나는 분명히 T의 아내에게 그것을 전하여 주었거늘! 그것이 다시 돌아오지 아니하기 시작한 지가 이미 오래거든—그러면 분명히 T는 그것을 자기 손에 다달이 넣고 써왔을 것을—T의 태도는 너무 과하다—극하다.- P164
남의 사랑을 받는 것은 행복입니다—남을 사랑하는 것은 적어도 기쁨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것이나 남의 사랑을 받는 것이나 인간의 아름다움의 극치이겠습니다. - 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