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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미씨의 서재
  • 카뮈
  • 최수철
  • 16,920원 (10%940)
  • 2020-01-17
  • : 1,011
작가의 삶과 작품이 반드시 긴밀하게 연결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치열한 삶 속에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 온 작가의 작품을 따라가는 것은 조금 더 특별하고 깊은 사색을 가능케 한다. 나에게는 카뮈의 작품들이 그러했다.

클래식클라우드 카뮈편은 최수철 작가의 안내를 따라 카뮈의 작품과 생애를 따라가는 여행서이자 작가의 삶에 대한 해설본이다.

카뮈는 어려운 환경과 병마, 전란의 시대와 생활를 거친 이후에 '이방인'으로 작가로서 명성을 얻는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자신의 내면 밑바닥까지 흟고 내려와서 자신의 위선을 고발하는 '전락'을 발표할 만큼 자신에 대한 감시를 놓지 않는다. 표지 바로 뒷장의 사진이 저렇게 멋진 것은 카선생이 그렇게 살아왔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자기검열을 그치지 않는건 스스로를 비하하기 위함이 아닌 삶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병마와 비극이 연속되어도 카뮈는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감으로써 스스로 실존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최수철 작가는 카뮈에게 빚을 갚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 곳곳에 카뮈에 대한 마음이 녹아있다. 카뮈의 팬이라서 이 책을 골랐는데 프롤로그에서 이미 과몰입된 상태로 작가의 가이드를 따라가다보면 서로의 팬심을 대결하는 기분까지든다ㅋㅋ 그만큼 카뮈의 비극들을 포르노적인 시각이 아닌 그의 작품을 따라갈 수 있는 길라잡이로 경로를 잡아준다.

카뮈의 인생도 그렇지만 작가가 직접 찍은 알제의 사진들은 아시아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나의 작품 이해력을 넓혀주었다. 직각으로 내리쬐는 햇빛과 아랍풍의 하얀색 건물들을 보니 뫼르소가 왜 햇빛 때문에 총을 쐈다고 했는지 너무 알겠더라. 물론 당시 알제인들과 아랍인들의 갈등이 더 주된 이유겠지만.

이 책의 단점을 꼽자면 첫번째로 카뮈의 전작이 읽고 싶어진다는 점이고... (그래서 대학생 때 빌려봤던 #이방인 도 충동적으로 구매;;) 두번째로 앞날개의 '프랑스의 니체'라는 표현. 니체가 카뮈보다 유명한가...? 니체를 싫어하거니와 카뮈는 카뮈로서 실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멋진 책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었다ㅠㅠ

어려운 철학을 붙이지 않아도 삶을 사랑하기 위해 내가 나로서 사는 방법을 고찰한 작가를 뛰어난 통역가이자 가이드의 안내로 따라갈 수 있는 만나기 어려운 기회였다. 언젠가 알제만을 내 눈으로 바라보며 다시 최수철 작가와 카뮈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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