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 남부의 따뜻한 정원에서 살던 개 '벅'이 견신매매를 당해 알래스카 땅을 횡단하는 썰매개가 되어 사회에 길들여 지다가 종국에는 야성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다룬 나름 로드소설... 야성의부름.
잭런던 의 출세작으로 참가하고 있는 독서모임 '여행'기수의 첫 책이라 읽게 되었는데 10페이지쯤 읽고나서 알았다.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닌 견신매매기임을😭 초반부는 강아지판 노예12년임.
벅이 썰매개가 되고 7~8명 되는 동료개들 사이에서 우두머리가 되는 과정, 인간들에게 신뢰를 가지게 되었지만 결국엔 정리되는 과정 들이 딱 IMF 이전 샐러리맨의 삶 같았고... 요즘 곧장 라떼를 떠올리는 나는 스피츠에 자꾸 감정이입이 되서 벅이 좀 미웠다ㅋㅋ
작가는 주인공 벅이 썰매개로 길들여지는 것의 대척점으로 계속해서 야성의 본성을 내세우는데 그 야성이란 것도 자연의 야성이 아닌 1세계 백인 남성이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억눌리지 않는 세계로 보여서 '나는 자연인이다'가 떠오름.
책 자체가 냉소적이어서 리뷰도 그렇게 썼지만 중장편 분량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내내 몰입감 있고 등장견, 인물 등의 갈등구조가 확실해서 텐션이 짱짱하다.
나는 좀 과몰입해서 힘들었지만 겨울에 뜨신 방에서 읽을 재미있는 민음사 고전, 겨울배경 소설을 찾는 분들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