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그 서사가 펼쳐지는 배경이 되는 장소로 직접 가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물론 가상의 허구 도시가 배경인 소설도 있지만(판타지나 SF 등) 실제 지역명 이름을 대놓고 언급하며 세세한 묘사를 곁들이는 소설도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말 광활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지면, 내가 직접 그곳으로 가보고 싶은 의욕이 샘솟기 시작한다. (물론 실행으로 옮긴 적은 없다. 여행 자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내 머릿속으로 상상하기만 했던 그런 여행 방식을 실제로 실천하신 분이 있다. 바로 이번에 읽은 『나와 그녀들의 도시』의 저자, 곽아람 기자님이다. 이 책이 바로 그 기록이다, 문학 작품 속 배경이 되는 도시들을 여행하는 것. 이 책에 언급하는 소설 목록만 봐도 『빨강머리 앤』, 『위대한 개츠비』, 『톰 소여의 모험』 등 아주 빵빵하다. 단순히 그 도시를 여행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작품 내용을 인용하여 어디에 이 도시가 언급 및 묘사되었는지, 그때 주인공이 어떤 상황과 마음이었는지 등을 컬러풀한 사진과 함께 담았다. 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간접적인 여행을 같이 떠나고 있다는 느낌을 물씬 받게 하는 효과가 탁월한 것도 같다.
다만 내가 아직 읽어보지 않은 작품들도 많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마거릿 미첼), 『카리브해의 미스터리』(애거서 크리스티) 등에 대한 내용은 그래서 부러 읽지 않았다. 왠지 스포일러가 될 것도 같다는 걱정이 들어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두고, 이 책에 언급되는 책들을 따라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를테면 『빨강머리 앤』을 읽은 뒤, 이 책에 나온 『빨강머리 앤』의 배경 도시를 가보는 듯한 경험, 작가가 작품을 쓰며 어떤 일을 겪었는지 등을 알게 되면 보다 풍부한 감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문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나와 그녀들의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