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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님의 서재
  • 무료 주차장 찾기
  • 오한기
  • 12,600원 (10%700)
  • 2025-04-01
  • : 1,185

#작정단13기

내 주변에 나만큼 문학을 좋아하는 친구는 없다. (없을만 한가….?) 하지만 ‘종종’ 문학을 읽는 친구가 있긴 하다. 그래서 가끔 그런 친구에게 책추천을 요청받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친구가 내게 너무도 충격적인 말을 하는 것이다.

🗣 한국문학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님?

그 말을 들은 나는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작년에 한강 작가님에 노벨상 받은 것만 봐도 한국문학이 이룩한 성취가 엄청나다는 걸 방증하는데, 감히 네가 뭔데 그딴 소리를 지껄…이냐고 말하려다 내 말을 끊으며 다급하게 그 친구가 위 발언에 대한 부연 설명을 더했다.

🗣 아니 그게 아니라, 한국문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분위기가 다 비슷비슷하다고.

흠… 친구는 왜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혼자서 곱씹어보고 또 자세히 대화도 나누어보니 대충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이를테면 한국 문학은 장편보다 단편 소설집이 많이 출간되는데, 그런 단편들이 어딘가 모르게 비슷하다는… 특히 단편소설도 한국 사회의 일면을 소설 속 인물을 통해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소설들이 많다는 것이랄까나…? 소설의 문체 또한 차분하고 부드럽게 진행되다가 위기-절정 부분에 들어 조금씩 날카로운 면모를 드러내는… 그런 느낌.

그런 친구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작가가 생겼다. 바로 이번에 읽은 <무료 주차장 찾기>의 오한기 작가. 네가 지금까지 읽어온 한국 작가와는 전혀 다른, 완전히 딴 판의 글을 쓰는 작가라고 자신있게 소개해줄 수 있다. 나 또한 한국문학을 지금까지 많이 읽어왔지만, 오한기 작가만큼 독특하고 튀는 ‘그만의’ 글을 쓰는 작가를 본 적이 없다. 크… 그 친구가 오한기 작가의 글을 읽고나서 느낄 당황과 경이를 상상하니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난다.

이쯤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해볼까…. 아니 못하겠다. 지금까지 읽어온 오한기 작가의 작품이라고는 이 책 외에 <인간 만세> 한 권밖에 없지만, 항상 이 작가님의 작품은 줄거리 요약이 너무 어렵다. 대신 내가 느끼는 오한기 작가의 문체에 대한 내 감상을 말해보고자 하는데, 쉽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극한의 리얼리즘과 환상문학이 교묘하게 결합한 문체’라는 것! 도입부를 읽을 땐 ‘이게 에세이야, 소설이야?’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현실적이다. 그러다가 서사가 진행될수록 말도 안되는, 도무지 현실에서는 일어날 일이 없는 사건들이 막 발생하는데, 그 지점에서의 기묘함이 아마 오한기 글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이번 연작 소설집 역시 그러했다. 때문에 한국문학의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나 약간 지루해진 사람들에게 나는 이 책을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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