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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어떤 고깃집에 수코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우리 동네 귀요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붙임성이 좋아서 사람들 품에 잘 안기죠.나도 가끔 이 친구를 볼 때가 있는데 "한 번 안아보자. 어디 한 번..." 하고 안아서 들어올려도 가만 있습니다.때때로 이 친구가 앞발로 내게 장난을 걸 때도 있지요.길 가는 사람들도 남녀노소 다가와서 쓰다듬어 줍니다.줄이 없어서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떠돌이 고양이들과도 친하게 지냅니다.

 

  이 수코양이를 키우는 고깃집에서는 손님이 먹다남긴 고기를 먹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가 오동통합니다.때때로 이 고양이는 옆에 있는 맥주집 문 앞에서 크게 야옹 야옹 울 때가 있습니다.그러면 그 맥주집 아줌마가 손님들이 먹다 남긴 마른 명태를  가져다 줍니다.가끔 그가 친하게 지내는 떠돌이 고양이들도 와서 달라고 합니다.어떤 떠돌이는 고깃집 고양이가 마른 명태를 먹고 있는데 뒤에서 앞발로 고깃집 고양이의 뒷다리를 툭툭 건드리기도 합니다.그래도 고깃집 고양이는 성질을 안 부리고 그냥 먹기만 하다가 먹던 것을 남겨주고 일어납니다.

 

  고깃집과 맥주집 부근에는 고깃집 고양이 외에도 늘 세 마리 정도의 떠돌이 고양이들이 돌아다닙니다.아무래도 동물들은 먹을 것을 주는 사람 부근을 맴돌기 마련이지요.그런데 떠돌이들은 집고양이에 비해서 경계심이 심합니다.고깃집 고양이가 먹다 남긴 마른 명태를 먹을 때도 그 자리에서 다 먹지 않고 꼭 한 조각을 물고 저 담벽 구석에 가져가서 먹다가, 다시 명태 그릇으로 오고, 또 한 조각 물고 가고 그럽니다.그냥 한 번에 먹으면 될텐데 왜 저렇게 복잡하게 먹을까 궁금해서 그 고양이에게 물어보니 고양이는 나를 몇 초 쳐다보더니 그냥 자기 할 일만 합니다.

 

  예전에 꽤 오래전 우리집에서는 고양이와 개를 키운 적이 있는데 개는 밖에 나왔다가 집 대문 앞에서 그냥 기다리기만 합니다.  사람이 문을 열어주러 나와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그런데 고양이는 밖에서 꼭 야옹야옹 울면서  왔다고 신호를 합니다.나는 개에게 "너도 야옹이가 야옹야옹 신호하듯 멍멍 하고 짖으면 문을 열어주잖아.무턱대고 기다리면 시간만 낭비하고 이게 뭐야" 하고 일러주었지만 개는 눈만 끔벅끔벅 했습니다.

 

  옆집에 가서 당당하게 먹을 것 내놓으라고 야옹야옹 우는 고깃집 고양이를 보면서 예전에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생각났습니다.그 고양이도 순하고 귀여웠죠.보고 싶다 야옹아...이젠 저 세상 간 지 꽤 지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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