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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동물
  • 인터내셔널의 밤
  • 박솔뫼
  • 9,000원 (10%500)
  • 2018-12-12
  • : 1,005

 

책의 배경인 '부산'과 그곳에 가는 기차 안은 내가 알던 곳이지만, 낯설다. 내가 아는 아이들이었지만, 이젠 낯선 어른이 되어버린 친구들의 얼굴과 같다. '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지'라고 한 때 당차게 이야기 했던 사람들도, 이젠 낯선 목소리를 가진 타인이 되었듯이.

이 책은 앞서 읽었던 은모든 작가님의 <안락>에 비해서 좀 더 추상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의 소설이다.

박솔뫼 작가님은 많이 들어봤지만, 이번 작품이 처음 읽어보는 건데, 작가님의 확실한 세계관이나 글을 이끌어가는 방식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느낌은 <백의 그림자>와도 비슷하다. 물론 내용은 완전 다르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나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에서......

그러고보니, 이 책은 여성만이 등장한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이렇게 온전히 스토리를 풍성하게 이끌어 나가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대단하다.


우리는 어른이 되고 뭔가 빼먹은 얼굴이 돼서 만난다. 그건 못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전혀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사람으로 다음 장면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겠지.

/ 26페이지

만날 수 없는 아이들이 각자의 세계 속에서 증발되지 않기를. 빠른 속도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흔들린채로 각자의 얼굴은 지속되어 서로 모르는 어른으로 살아남게 되면 좋겠다.

/7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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