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를 시작하면서>에서 저자는 "내가 이 책에서 논증하고자 하는 바는 이른바 한국 사회학 이론은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 사회학 이론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천명한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이 서론이 가장 인상 깊었다. 설득 당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책을 통해서 얻은 수확이 있다면, 이런 저런 비난으로 '갖다 버린' 오귀스트 콩트와 허버트 스펜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아는 그 콩트와 스펜서가 아니었다. 콩트는 사랑이 넘치는 재야학자였고 스펜서는 다학제적 독학자의 전범이었다. 나는 두 사상가에 특별히 몰입했다. 하여, 이들의 국역본을 찾아봤다. 스펜서의 책은 거의 없어서 구할 수 없었지만, 콩트의 <실증주의 서설>은 간신히 득템.
늘 믿고 보는 일급의 이론사회학자 김덕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큰 숲을 보여주면서도 거의 모든 디테일들을 놓치지 않는 실력은 과연 절륜했다. 향후 지성사/사상사 작업에 대한 계획에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