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가족과 사회, 직장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정말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멈추게 된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너의 삶을 살아라>는 바로 그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책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유를 김회주 옮긴이가 오늘의 언어로 엮은 이 책은 철학을 이해하라고 요구하기보다, 지금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되묻는다. 위로나 해답을 건네기보다는, 불안과 흔들림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게 하는 질문들. 이 책은 읽는 동안 내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만든다.

이 책은 니체의 여러 저작에서 핵심 문장을 가려 뽑아 주제별로 구성한 사유 에세이이자 아포리즘 선집이다. 원전 해설서라기보다,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형식에 가깝다. 그래서 철학책이라는 부담보다, 삶을 점검하는 기록을 읽는 느낌이 더 강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가지 않은 길'이었다. 가족과 현실을 이유로 포기했던 선택들, 그때는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련과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길들 말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결국 나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알면서도, 그 미련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니체가 말하는 삶의 주체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느꼈다. 남의 시선이나 상황 탓이 아니라 내가 선택했고, 내가 책임진다는 태도 말이다.
<너의 삶을 살아라>는 불안과 고통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고통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를 묻는다. 나이가 들수록 슬픔과 상처를 완전히 없애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 대신 그것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이 책의 문장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계에 대한 부분도 인상 깊었다. 좋은 사람이 되려다 자신을 잃는 순간들, 지나치게 신경 쓰다 지쳐버리는 인간관계의 반복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니체는 '자신에게 충실하라'고 말한다. 진정한 스승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문장은, 관계 속에서 흔들릴 때마다 기준을 다시 세우게 만든다.
감정에 대한 해석도 공감이 컸다. 분노는 현재의 문제가 아니고 과거의 상처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은, 억눌러온 감정들이 어떻게 폭발하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감정을 참는 것이 늘 성숙함은 아니라는 점, 그렇다고 무작정 발산하는 것도 답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감정을 관찰하는 시선을 제안한다.
니체 철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위버멘쉬' 개념 역시 이 책에서는 거창한 이상형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며 의미를 만들어 가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초인이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에서 자신을 배반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그렇게 보면 위버멘쉬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삶에서 계속 시도돼야 할 자세에 가깝다.
<너의 삶을 살아라>는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 오늘의 선택은 정말 나의 것인가, 익숙함에 머물며 미루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읽고 끝나는 철학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계속 점검하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