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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으기
  • 마가복음 정치적으로 읽기
  • 박원일
  • 13,300원 (5%420)
  • 2016-09-13
  • : 847

컴퓨터를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불가피하게 재부팅과 재설치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귀찮은 과정이나 피할 수 없기에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 본다. <마가복음의 정치적 읽기>를 보면서 이젠 우리의 성경공부와 신학하기에도 그런 재설치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적절한 시기에 Reset과 Reboot의 단계를 꼭 가져야 한다. 왜냐면, 문화 환경과 하드웨어Hardware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운영체제O/S(성경해석과 신학)를 리셋하는 것이다. 일반 사회 환경과 학문은 통섭과 융합이라는 새 옷을 입었는데 성경 해석은 여전히 세상과 분리된 채 폐쇄된 옷(중세 패러다임과  낡은 환경)을 입고 지낸다. 내가 볼 때 이 책은 복음서에 대한 이해를 리셋/리부트 하자고 한다. 

복음이 예수의 복음이 되는 동안은 아직 예수의 복음도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도 아니다. 복음은 내 복음이요, 내 말씀이 되어야 한다. 내 속에서 나오는 내 복음만이 나의 복음이요, 하나님의 말씀이다.(김흥호, <진리로 자유롭게 하리니>, p85)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초라한 목공소에서 30년 동안 일하셨다. 하나님은 인간이 그리스도를 닮아 이 땅에서 겸손히 살아가기를 원하신다. 하늘에 닿으려 하지 말고 작은 일을 받아들이며 복음에서 배우라. 마음이 온유하고 가난한 자가 되도록.”(고흐 / 스카이 제서니, <하나님을 팝니다>)

하늘에 닿으려 허비하는 삶이 아니라 작은 일을 통해 복음을 배워 땅을 딛고 사는 것을 생각해야 겠다. 복음서 이야기들은 내세를 장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의미있게 살아내라는 안내서가 아닌가. 아직 나의 복음이 아닌 것을 나의 복음으로 갖추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책에서 사용한 도구는 세 가지다. 문학적 이해와 역사적 접근과 신학적 해석이라는 방법론이다. 우선 성서는 문자로 기록되었지만 문자적 해석 만이 아니라 문학 장르에 따라 은유적 상징적 의미를 파악해 가야 한다. 그 다음엔 성서가 쓰였던 역사적 정황 속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일련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사상, 등 총체적으로 살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학적 해석을 건너 뛰지 말아야 한다. 신학과 신앙을 분리하지 않는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안셀름)이다. 신학을 하고 신앙을 한다는 것은 오늘을 실존적으로 의미있게 책임있게 살고자 하는 동기 부여가 최종 목표다. 건성으로 대충 시간을 보내다가 천국(?)으로 가면 그만이라는 자세로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 낼 수는 없다. 저자는 ‘내 삶을 올인하도록 만드는 삶의 디자인’을 요구하고 있다(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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