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파트 물탱크 청소로 인해 단수 예고가 있었다.
예전엔 집에 있지 않아서 단수에 신경쓰지 않고 살았는데,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물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욕조에 조금 변기용 물을 받아두었다.
오줌 한 번 내리는 데, 이렇게 많은 물이 낭비되고 있구나, 실감했다.
그냥 물탱크 열어서 보는 것과, 쓰고 난 뒤에 물탱크에 바가지로 퍼서 담아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한 바가지 한 바가지 들어갈 때마다, 주르르 그냥 채워질 때는 몰랐던 물의 양이 숫자로 세어졌다.
얼마전 우연히 플라스틱 제로에 대한 다큐를 보고는, 나 한 사람이라도 쓰레기를 줄이고 ,비닐 봉지를 덜 써야지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 인도 여행 이후에 덜 소비하고 덜 버리는 생활을 하자고 했지만 몇 년 지나는 사이 흐지부지 되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 더 찬찬히 잘 둘러보고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여 볼 생각이다.
소비 문화도, 쓰레기 문제도 결국은 나의 문제다. 내수 경제가 죽었다는 걱정스런 뉴스를 들으면 경제를 위해서도 소비를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어려움이 불필요한 생산, 너무 많은 잉여물품의 생산에 하나의 브레이크가 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짧은 생각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