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담스님을 만났다. 큰 아이 고 3때 제주도에서 뵙고 10년 만에 뵌 스님은 더 맑고 단단해보였다.
3년 무문관 수행하셨다는 이야기 듣고 뵙고 싶었는데, 우연히 부산에 사시는 언니 집에 잠시 들러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도반들과 함께 가서 뵈었다.
대반열반경 한글본 주신 것을 읽었다고 하니, 한문으로 된 열반경을 주시면서 사경을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
1200 페이지가 넘게 한문으로 빼곡한 책을 하루에 한 페이지씩만 하기로 했다. 한문 음을 찾느라 네이버 사전을 펴 놓고 하려니 눈도 아프고 어떤 글자는 하나 찾는데 1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좀 쉽게 하려고 한문 음이 달린 것을 찾으니 없다. 한글 현토본도 서점에서 보니 한자의 음은 없고 한자 사이사이의 조사만 한글로 되어 있다. 결국은 모두 찾아서 쓰는 수 밖에.
그래도 예전에 서예하면서 한문 쓴 것, 중학교에서 1년 정도 한문을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옥편을 주문했는데, 예전에 쓰던 것은 부수별로 찾기 쉽게 되어있었는데, 요즘은 획수별로 되어 있어서 보기에 익숙하지가 않다.
시작은 했지만 하루에 한 바닥만 사경해도 1200일이다. 5년을 마음으로 잡았는데 끝까지 잘 갈 수 있을지......
무사히 잘 사경해서, 세상의 모든 부모님께 회향이 잘 되기를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