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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의 정점
구제불능인간  2026/06/13 19:10
  • 크로이처 소나타
  • 레프 톨스토이
  • 13,320원 (10%740)
  • 2025-12-08
  • : 126

 열차에서 만난 한 남성이 서술자에게 본인이 아내를 살해한 경위를 들려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포즈드니셰프는 학창 시절 성욕을 매음굴에서 주기적으로 배출하다 젊은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한다. 그러나 결혼은 본인의 생각과 달리 행복에 가득찬 삶이 아니다. 음악가 한명이 그들의 삶에 개입하고,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 생각한 포즈드니셰프는 아내를 살해한다.


 톨스토이 본인이 쓴 해제, "크로이체르 소나타 에필로그"를 읽으며 이 작가가 노년에 도덕과 종교에 광적으로 집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작가에게 있어 단순히 성욕을 풀기 위해 성교를 하고, 애가 너무 많이 태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피임 조처를 하는 등의 행위는 전부 혐오스러운 행위다. 연애는 건전한 이성교제가 아니며, 애들은 부모의 쾌락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양육된다. 매우 지당한 말일 수도 있지만 작가가 주장하는 그대로 살 경우 인류가 존속가능할지 조차 의문이 들고, 인생이 매우 삭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분히 교조적인 의도로 쓰여진 이 작품은 작가가 의도하는 바대로 오늘날 읽히지는 않을 것 같다(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톨스토이의 주장은 제법 흥미롭지만 지나치게 극단적이어서 공감하기 힘들다. 허나 야동이 없던 시절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매음굴에 방문하는 젊은이들, 아내와의 결혼, 부부관계를 통한 성욕해소 , 가정불화, 아이가 태어날 경우 양육의 번거로움과 모친 건강의 문제, TV와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에서 여자를 사교계에 풀어놓을 수 밖에 없고 이로인해 발생하는 불륜의 가능성, 남편의 질투 등에 대한 심리묘사 등...... 가히 당대 결혼생활의 실태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해부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결혼제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에 이 작품은 오늘날에도 대단히 시사점이 높다고 사료된다. 남자 입장에서 결혼이란 안정적이고 주기적인 성욕 해소를 하기 위함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위선이다(대한민국 사회에선 역겨운 위선자들이 판을 친다). 가정내 다툼은 상시 발생하고, 애들은 많이 태어날 수록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부모에게 많은 시간 및 정력의 소요를 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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