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의 단편 중
2편 정도는 리뷰를 안남겨도 기억에 오래 남았을 것 같다.
단편집이 이 정도면 상당히 훌륭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마차로의 까마귀
작가 딴 에는 독창적인 이야기를 적으려 애썼을 것 같으나 실상은 안데르센과 같은 선배작가 들의 흉내내기에 불과한 지루한 작품.
또 다른 아들
자기를 홀대하는 두명의 아들이 있고,
지극 정성을 다하는 한명의 아들이 있다.
그러나 어머니는 홀대하는 자식들을 사랑하고 정성을 다하는 아들을 미워하는 내용.
테마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고 체호프의 영향을 받은 듯 한데,
체호프의 모든 단편소설들이 훌륭한 것은 아니듯이 이 작품 또한 굳이 오늘날에도 읽을 필요는 없다 사료된다.
달의 저주
본인을 늑대인간으로 착각하는 남자와 그와 결혼한 여자의 이야기.
초현실성 속에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시도가 철저하게 실패한 졸작이다.
항아리
마차로의 까마귀와 마찬가지로 선배 작가들의 삼류 오마쥬에 지나지 않는다.
주여,
저들을 편히 쉬게 하옵소서!
2주 뒤에 해설을 보고 묫자리를 찾지 못하는 농민들의 이야기인 것을 알았다…
이렇게 단기간에 뇌에서 휘발되어버리는 작품은 결코 잘 쓴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 하루
마을에 방문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이 뒤섞이다 불현듯 본인이 늙었음을 깨닫는 짧은 이야기.
단편집의 타이틀이 되기에 충분한 수작으로,
짧은 분량에 개인의 인생이 개괄적으로라도 묘사되는 부분에서 작가의 뛰어난 역량이 드러난다.
어머니와의 대화
죽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이야기.
못쓰지는 않았으나 피란델로는 이런 감상적인 내용보다는 허무하고 서글픈 내용을 잘 쓰는 작가다.
유모
사상에 경도된 남편이 집안 신세를 조지고,
글도 못 읽는 촌년이 시어머니와 젖먹이 아이를 먹여살리기 위해 시칠리아를 떠나 타인의 유모로 이탈리아에 고용되는 이야기다.
도입부에서는 무식하고 순박하며,
선량하지만 잔인한 시칠리아 인들의 생활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서글프게 묘사된다.
이탈리아 도시 사람들은 약자에게 무섭도록 잔인한 행태를 보이는데…
모성애, 성욕, 무심함, 질투, 인텔리겐치아의 위선이 5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의 내용에 전부 담겨 있다.
대단히 잘 쓴 소설로 해당 작품을 타이틀로 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침묵 속에서
수세에 처한 인간의 심리에 대한 작가의 이해도는 탁월하나 결말의 완성도가 영 떨어진다.
누군가를 비웃거나 서글프게 긍정할 때 피란델로의 진가가 드러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그는 일류 작가가 못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