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20/pimg_7752852944576404.jpg)
독서모임에 가서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에는 주저하게 된다. 이야기의 주제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흐리지나 않을지 괜히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했으면 좋았을 얘기들을 못하고 돌아왔을 때는 뭔지 모를 답답함도 남는다. 편한 모임에서도 생각과 언어가 편하지 않는데 어디서 내 주장을 소신껏 말해볼 일이 있을 것인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봐야 할 생각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 생각 말하기보다 사회적으로 공감된 이야기를 하는 일에 시간을 많이 쓰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우리에겐 참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생각해 볼 겨를도 없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대로 굳어지기보다는 벽을 살짝 넘어보고 싶지 않은가!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은 내게 도대체 내 생각이란 게 있나 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의 실재와는 다른 이야기, 논리 안에서 사회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찾아서 방황하고 헤매는 것 같아서 어리둥절할 때도 있다. 읽는 만큼 쌓인 감정과 생각을 쏟아내고 그걸 써두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갈 때 만난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내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식 문답을 해볼 수 있을까? 한나 아렌트가 말한 사유하고 행위로 이끄는 삶을 조명할 수 있을까? 아무튼 무엇을 보겠다는 마음보다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깨우는 것 같아서 책을 끌어당기게 되었다.
정영진 작가와 여러 주제를 던져두고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 속에서 왜?라는 질문으로 나를 깨워보고 싶어진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야 하고 싶은 부분들도 발견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소설이 아니기에 이야기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완독이 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대들어보았다.
저자 정영진 님은 <일당백>을 통해 정프로로 자주 만나고 있었다. 정프로님뿐 아니라 정박 님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의 사유도 좋아하고, 이지선 님의 시선도 애정한다. 최근에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 편을 아주 재밌게 보고 책도 찾아 읽은 뒤이기도 했다.
아닌게 아니라 다음 예고로 어마어마한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책 발간 소식을 보니 정프로 님 책을 의미한다는 걸 보며 반가운 마음에 피식 웃기도 했다. 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일당백>도 함께 추천한다.
프롤로그를 진지하게 읽은 뒤 목차를 먼저 읽어보며 관심 있는 주제 먼저 읽는 것도 좋았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세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애정이 있어야 나오는 생각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당백을 즐겨 시청하며 사이사이 정프로의 생각의 결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렇게 정리되어 텍스트로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단박에 읽지는 못했지만 쉬엄쉬엄 생각하고 싶을 때, 정프로와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찾아들게 되는 책이다.
나는 왜 이 책을 썼을까?
답답함 때문이다.
다음 세대는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
왜 우리 사회가 이것밖에 안 되냐고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이 고민한 답은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가 이 시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다.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책임져보자!
그런 취지로 뉴스나 사회적인 현상을 보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를 애써 남겼다.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이 고개를 끄덕였다면
이 책은 완전히 잘못 쓰였다.
내 글을 읽고 의문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나의 논리적 허점을 비웃고
나를 형편없는 멍청이로 만들어달라.
누군가의 명언과 주장 아래
대동단결하지 말고
각자의 생각으로 싸우자.
싸우고 또 생각하자.
생각이 멈추면 삶도 멈춘다.
정영진
비판적 사고는 사라지고
위인의 명언만 남은 시대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상실한
현대인에 대한 유감
어설픈 위로나 공감을 하느니
불편한 질문을 좀 해볼게요
동시에 저자는 자신 또한 완벽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고백한다.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명쾌한 정답이 없다. 옳고 그름을 딱 잘라 말하는 사람은 어린아이나 후원을 바라는 정치 콘텐츠 제작자뿐이다. 다만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내는 치열한 사유와 토론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든다는 건 확실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의 논리적 허점을 비웃고 형편없는 멍청이로 만들어달라”는 도입부의 선언은, 이 책의 내용도 다만 ‘정영진’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니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독자들이 권위에 눌려 온전한 자기만의 논지를 제시하기 어려울까 염려하여, 의도적으로 권위 있는 인물의 명언이나 통계 수치를 배제하여 더 자유롭게 의견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렇게 사는 게 진짜 맞는 건가요?”
지금보다 이성적인 사회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방향 키를 쥐여주는 책
#정영진의시대유감 #정영진 #정프로 #삼프로 #일당백 #애불쇼 #보다 #독설 #인사이트 #기획자 #콘텐츠 #인문 #공감 #경제 #정치 #자기계발 #창작자 #트렌드 #아이디어 #광고 #브랜드 #이슈의최전선 #21세기북스 #신간도서 #추천도서 #독서리뷰 #문화책인플루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