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여수의 사랑
아라 2025/01/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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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의 사랑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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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 2018-11-09
: 65,830
평론가 강계숙 님의 해설과 같이 이 책은 “각각의 개인이 치유하기 힘든 마음의 병을 안고 각각의 ”여수“를 향해 느릿느릿, 그러나 마치 주어진 운명의 수락을 조용히 거부하는 수난자처럼 자기 몫의 고통을 지고 회귀하는 이야기”로 보인다.
병, 우울, 죽음, 어둠에 관한 묘사와 상황이 반복된다. 한강 작가의 소설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읽는 사람도 이리 고통스러운데 쓰는 사람의 고통은 어땠을까.
1993-4년에 쓴 소설이라 그 시대적 상황이 나오는 게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휴대폰이 일상적이지 않을 때라 집이나 회사 전화로 연락을 취하는 것. 집 전화가 휴대용 무선인 것으로 보이는 묘사가 있는 점, 경비실이 아파트 동 입구마다 따로 붙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등.
나이가 드니 접하는 컨텐츠에서 자꾸 부모 입장에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빨강 머리 앤은 그래서 더 이상 편하게 볼 수가 없다. 이 소설에서 형제나 자매나 부모 중 한 명을 상실한 이야기가 반복되고 남은 아이들(이 자란 청년들)의 고통에 관한 묘사가 주를 이루는데 나는 주된 묘사의 대상이 아닌 그 부모의 처지나 심정에 더 몰입이 되었다. 수치로 비교할 일은 아니나 더하면 더했지 덜 절절하거나 절망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동네 대형 학원이 망해 주변 상가가 모두 철수하는 가운데 끝내 동네를 떠나지 못하고 자정까지 문을 열어두었던 소설의 어머니를 생각한다. 남은 아이들 키울 생각 먹고 살 생각 방황하는 아이들 다독일 생각에 막막하고 먹먹했을 그 밤을 생각한다.
이래저래 한강 작가의 소설은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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