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차가 “줄리엣”이 눈에 띄었다. 오래 전 소설이라는 게 실감난다. 책 뒷장을 보니 2005년인데 그게 벌써 거의 20년 전이다. 세상에나. 당연히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출판사 직원인 여성에 대해 “남자 못지 않은” 커리어우먼이라고 한다든가, “꽃”으로 비유한다든가, 여주가 남주 집에 주기적으로 들러 청소를 해준다든가. 출간시기 뿐 아니라 일본 남성 작가가 쓴 소설에서 오는 한계일 수도 있다.
원래 알던 소설이지만 썩 내키지 않아 안 읽고 있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가 화제라 덕분에 사서 읽었다. 오랜만에 읽은 감성적 연애 소설이라 그런가 기대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나 하나 보고 내 나라에 와서 하루 종일 나만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숨 막히고 짜증날 것 같아서 남주 입장에 더 기울게 되고, 그리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고 사랑으로 보이는데 왜 잊지 못하고 무려 7년만에 다시 시작하는 걸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 나름의 절실하고 특별한 사랑을 했나보다 한다. 소설은 다른 세상을 구경하는 통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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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고, 사랑보다 뛰어난 것은 없으며, 마음보다 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리 두 사람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