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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부인님의 서재

솔직히 <로마인 이야기>는 아직 못 읽어봤다. 제대로 된 수순이라면 이 책을 읽기에 앞서 먼저 봐야하지 않을까도 싶었다. 하지만 언제 읽게 될지도 모를 <로마인 이야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끌림을 늦추고 싶진 않았다.

그 끌림의 첫 번째 이유는 '터키'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동서양의 다채로운 유적과 문화가 녹아 있다는 그곳이 환상적 이미지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의 한 곳이었다. 처음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역사 상식이 짧았던 탓에 단박에 그곳과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무심코 화려한 표지의 첫 장을 넘기자 '콘스탄티노플'이란 단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제서야 '터키 이스탄불'의 또 다른 이름임을 기억해냈다. 잠깐이었지만 녹슨 기억회로에서 뭔가 툭 터지는 느낌이었다.

두터운 책의 부피가 압박이었지만 살 수 밖에 없었다. 몇 년 후 터키를 여행하면서 그 도시에 숨겨진 역사의 숨결을 오롯이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이제 겨우 1권을 그것도 아주 느리게 읽고 있지만 쉽게 지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머릿속에 새겨진 활자 하나 하나가 실제 그곳에 가서 보고 만지는 동안 내 눈과 손끝에서 되살아 나는 떨림을 기대하고 있다.

다행히 꽤 흥미로운 도판들이 책을 읽는 내내 기운을 북돋워준다. 이 세 권을 읽는 데 앞으로 얼마가 걸릴지 모르겠지만 기필코 터키에 가기 전까지는 완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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